'아마노 논란'에 홍명보 감독 "인신공격 한 적 없다"… 사과 거부
지난해 울산 우승 주역 아마노, 라이벌 전북으로 이적
울산 구단도 아마노 준 이적 관련 자료 나눠주며 항변
- 이재상 기자
(울산=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를 떠나 전북 현대로 이적한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을 둘러싼 양 구단 간 갈등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홍명보 울산 감독이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아마노를 향해 "지금까지 만나본 일본 선수 중 최악"이라고 공격하자 전북 유니폼을 입은 아마노는 "울산은 전북에서 제안이 올 때까지 공식 오퍼가 없었다"고 받아쳤다. 다시 공을 넘겨 받은 홍 감독은 "난 인신공격을 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울산은 16일 울산의 롯데시티호텔울산에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화두는 단연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아마노를 향해 "돈 때문에 팀을 옮겼다. 지금까지 만나본 일본 선수들 중 최악"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자 아마노도 13일 완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존경하지만 기사 내용을 들었을 때 실망이었다"며 "울산은 전북에서 제안이 올 때까지 공식 제안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홍 감독은 아마노에 대한 질문을 예상한 듯 "최근 이슈가 된 문제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내 생각을 밝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구단에서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구단은 이례적으로 '아마노 준 이적 관련 미디어 브리핑'이란 자료를 통해 "울산의 오퍼가 없었다"는 아마노의 말을 반박했다.
구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울산은 아마노의 에이전트를 통해 2023년 계약을 처음 논의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과 조광수 코치의 면담(2022년 10월26일) △울산 사무국과 아마노의 최종 미팅 진행(2022년 10월27일) △울산, 요코하마(아마노 원 소속팀) 구단에 임대 제안서 전달(10월31일) △울산, 요코하마에 2차 임대 제안서 전달(11월3일) △선수 계약서 및 구단 임대 합의서 전달(11월4일)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울산 구단은 "'계약에 대해 정식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아마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작년 7월부터 아마노 잔류를 위해 홍명보 감독, 이케다 세이고, 조광수 코치 등이 선수와 미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마노의 일본 국적까지 거론하며 비판한 홍 감독의 발언에 대해 "지나치게 인신공격을 한 것이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는지"라는 취재진의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홍 감독은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
그는 "난 인신공격을 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5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으며 내가 존경하는 지도자도 일본에 있다. 난 아마노에게 존경받는 감독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그 사람을 인신공격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감독은 아마노를 향해 이름 대신 '그 사람'이라는 표현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오는 2월25일 홈구장인 문수축구장에서 '현대가 라이벌'인 전북과 2023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홍 감독은 "개막전부터 전북과 붙게 됐는데 리그 흥행을 위해 좋은 카드가 됐다"며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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