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무조건 꼬리 내리지 않는다… 아시아 축구 약진의 비결은?

아시아 팀 벌써 4승…4년 전엔 2차전까지 단 1승
日 기자 "팀마다 개성 살린 능동적 운영 인상적"

독일을 무너트린 일본 ⓒ AFP=뉴스1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조별리그 일정 절반을 소화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아시아 국가들의 호성적이 돋보인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메시국'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3일에는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2-1로 잡았다.

이어 25일엔 이란이 웨일스를 2-0으로, 26일엔 호주가 튀니지를 1-0으로 각각 꺾었다.

한국은 아직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무승부가 아까울 만큼' 좋은 경기력을 펼친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조별리그 2차전을 채 마치기도 전에 아시아 국가의 승리만 벌써 4번째로,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한 아시아 6개 팀 중 5개 팀이 일찌감치 승리를 따내거나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2차전까지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고 대회 전체 아시아 승리가 4승뿐이었던 2018 러시아 월드컵과 비교하면 분명 달라진 흐름이다.

아사다 마사키 기자ⓒ News1 안영준 기자

그 비결은 무엇일까. '뉴스1'은 지난 27일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맞대결이 열렸던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만난 일본 기자들에게 견해를 물었다.

일본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아사다 마사키 기자는 "아시아 국가들이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전략을 잘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과거 아시아 팀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전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며 아예 수비만 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는 역습으로 승부를 보는, 비슷하고 단순한 패턴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각 팀마다 자신들만의 무기들을 준비해 경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서 한국은 4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한 빌드업을, 사우디아라비아는 강력한 중원 압박을 확실한 팀 컬러로 보여주고 있다. 일본 역시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유연한 수비 전술을 오랜 기간 준비해 매 경기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사다는 "개성과 철학을 베이스로 깔고 능동적으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결과도 따라오는 것 같다. 아직 아시아 축구의 완전한 성공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것만으로도 분명한 성과"고 했다.

손흥민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과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일본 매체 '골라조'의 유키 니시카와 기자는 "아무래도 이번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린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나 이란에게 카타르는, 사실상 안방이다. 일본·한국·호주와는 다른 환경이지만, 그래도 아시아 팀들은 그동안 대륙 대회나 예선을 통해 중동에 올 일이 많았다. 완전히 다른 대륙에서 뛰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프리랜서 가미야 마사키 기자는, 분명 진일보했으나 여기서 만족해서는 곤란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독일과 아르헨티나 같은 좋은 팀을 꺾은 결과는 분명 놀라운 일이지만, 여기서 좀 더 나아가야 한다. 아시아 팀이 16강에 여럿 올라가야 비로소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다부진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를 상대로 이번 대회 첫 승리이자 아시아의 5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의 수비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2022.11.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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