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자진 사퇴' 홍명보 감독, 1주일 동안 무슨 일이?

유임 발표부터 기자회견까지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자진 사퇴한다. 2014.6.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45)이 결국 자진 사퇴한다.

홍 감독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대한축구협회의 일처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허정무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홍명보 감독을 재신임할 것이다.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이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에 따르면 홍 감독은 3차전 벨기에전이 끝난 뒤 협회에 사퇴할 뜻을 밝혔다. 이어 귀국 후에도 수뇌부에 재차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2일 오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홍 감독을 만나 대화를 하면서 사퇴를 만류했고, 3일 협회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임을 발표했다.

이후 홍 감독과 협회의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그때마다 협회는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만 반복했다. 협회의 무조건적인 ‘홍명보 감싸기’로 인해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그러던 중 지난 7일 홍 감독이 대표팀 소집 당시 토지 매입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일부에서는 ‘상대 감독이 한국 팀 전력을 분석할 때 홍 감독은 땅을 분석하고 다녔다’는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홍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이후 웃으면서 회식을 하는 사진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홍 감독은 축구 외적으로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들을 견디다 못한 홍 감독은 협회에 거듭 사퇴 의사를 밝혔고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 동안 논란이 됐던 거취 문제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의 홍 감독 유임 결정 과정부터 사퇴 기자회견까지는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허정무 부회장은 홍 감독 재신임 배경에 대해 “아시안컵까지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협회의 매끄럽지 않은 일처리로 인해 아까운 일주일의 시간을 허비하게 됐다.

협회는 당장 내년 1월로 다가온 아시안컵을 위해 새로운 사령탑을 빠른 시일 내에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