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손흥민·부상자 속출·빡빡한 일정…토트넘의 추운 겨울[해축브리핑]
EPL·UEL·리그컵·FA컵 4개 대회 소화
12월엔 박싱 데이로 3~4일 간격 경기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주장 손흥민은 지쳤고, 부상자가 속출해 팀 스쿼드는 얇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EFL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FA컵 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가야 할 길은 멀고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짜낼 힘이 부족하다. 토트넘 홋스퍼의 추운 겨울이다.
시즌 중반으로 향하면서 토트넘에 시련이 찾아왔다. 우선 초반부터 두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던 손흥민의 에너지가 많이 떨어져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경기 7골 6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스탯을 쌓고 있지만, 경기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냉정히 말해 이전보다 떨어졌다.
특유의 폭발적 스프린트나 감아차기 슈팅 등 트레이드 마크의 빈도도 줄었다.
영국 현지에서는 계약 만료가 다가옴에도 토트넘이 재계약을 하지 않은 점과 32세의 나이 등을 거론하며 손흥민의 전성기가 끝났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평가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리버풀과의 EPL 17라운드를 마친 뒤 영국 매체들은 손흥민에게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는 코멘트를 부여했다.
하지만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이 마냥 쉴 수도 없다. 현재 토트넘은 히샬리송, 윌슨 오도베르, 굴리엘모 비카리오,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져 있다. 여기에 로드리고 벤탕쿠르는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로 징계를 받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른 고민을 할 것도 없이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내야한다. 그래도 매치 엔트리를 다 못 채운다"고 토로할 정도다. 실제로 토트넘은 유스 선수들까지 콜업해 빈자리를 메우는데 급급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강한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에너지 넘치는 축구를 추구하는데, 로테이션 여유가 없으니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은 EPL서 7승2무8패(승점 23)를 기록, 어느덧 승리보다 패배가 많아졌다. 순위는 20개 팀 중 11위다.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진 토트넘으로선 EPL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데, 이번 시즌 4개의 대회를 모두 소화하고 있어 그러기도 어렵다.
토트넘은 UEL에선 리그 페이즈 3승2무1패로 36개 팀 중 9위를 달리고 있다. EFL컵은 4강까지, FA컵은 3라운드까지 진출해 있다.
UEL 리그 페이즈는 상위 8개 팀이 UEL 16강 토너먼트에 직행한다. 9위부터 24위까지 16개 팀은 플레이오프(PO)를 거쳐야 16강을 노려볼 수 있다.
9위에 자리한 토트넘은 UEL에서도 순위 도약이 절실하다. 직행 티켓을 얻지 못하면 내년 2월 13일과 20일, 홈 앤드 어웨이로 PO를 치러야 하는데 여러모로 큰 부담이다.
토트넘은 EPL 일정 외에도 내년 1월 둘째 주중과 2월 첫째 주중에 리버풀을 상대로 EFL컵 4강 1·2차전을 치러야 한다. 1월 12일에는 5부리그 팀 탬워스를 상대로 FA컵 원정 경기도 있다.
곧 악명 높은 '박싱 데이'도 다가온다. 23일 리버풀과의 17라운드를 마친 토트넘은 27일 노팅엄 포레스트, 30일 울버햄튼, 1월 4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4일 간격 경기를 계속 치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부상 선수들이 최대 2월 안으로는 대거 복귀하고, 새로운 공격수 양민혁까지 1월 1일부터는 공식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겨울 이적시장도 열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의 토트넘 축구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선수들로 찾아보는 중"이라며 추가 영입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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