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한 벤탄쿠르, 7경기 출전정지 중징계

24일 맨시티전부터 적용…리그컵 8강도 못 뛰어
UEFA 유로파리그는 출전 가능

손흥민(오른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손흥민(32)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7·우루과이)가 7경기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일(한국시간)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징계는 잉글랜드 리그 주관 경기에 한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벤탄쿠르는 오는 24일 열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부터 출전할 수 없다. 벤탄쿠르가 징계로 못 뛰는 경기는 EPL 6경기와 리그컵(카라바오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등 7경기다.

대신 이 기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AS로마(이탈리아)전과 레인저스(스코틀랜드)전에는 나설 수 있다.

벤탄쿠르의 징계는 12월 23일 EPL 리버풀전을 통해 끝나며, 27일 EPL 노팅엄 포레스트전부터는 정상 출전이 가능하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국가대표로 발탁,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국 방송에 출연했다가 실언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 AFP=뉴스1

벤탄쿠르의 발언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이는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손흥민도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토트넘에서도 계속 뛸 수 있게 됐지만, 징계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었다.

EPL 10위(승점 16) 토트넘은 핵심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7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3위 첼시(승점 19)와 승점 3차로 쫓는 등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벤탄쿠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벤탄쿠르는 이번 시즌 공식 15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