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벤탄쿠르 감싼 손흥민 "울먹이며 사과…우리는 형제"
6월 손흥민 향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
FA 징계 논의, 6~12경기 출전정지 예상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벤탄쿠르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 우리는 형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손흥민(32)이 자신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소속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7·우루과이)를 다시 감쌌다.
손흥민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징계 위기에 처한 벤탄쿠르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나는 벤탄쿠르를 좋아하고, 그와 많은 추억을 쌓았다"며 "당시 나는 휴가를 떠났을 때라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몰랐다. 이후 벤탄쿠르가 장문의 문자를 보냈고, 그의 진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 시즌 준비로 소속팀 훈련장에서 재회했는데, 벤탄쿠르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미안해했다"며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누구나 실수한다"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국가대표로 발탁,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국 방송에 출연했다가 실언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면서 웃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이는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이에 거센 비판을 받은 벤탄쿠르는 곧바로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당시 손흥민도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토트넘에서도 계속 뛸 수 있게 됐지만, 징계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조만간 벤탄쿠르의 징계 내용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BBC는 "벤탄쿠르가 인종차별 행위로 6~12경기를 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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