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난입에 팔레스타인 국기까지 펄럭…난동으로 얼룩진 축구장[올림픽]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높아져

모로코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난입한 관중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의 축구가 초반부터 관중 난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파리 올림픽은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개회식으로 공식적으로 막이 오르지만, 축구 등 일부 종목은 이미 경쟁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시작 전부터 보안과 정치적 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는데, 결국 개회식을 하기도 전부터 일부 관중들 탓에 얼룩졌다.

25일 생테티엔 조프루 아기샤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아르헨티나의 남자 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경기 도중 관중을 모두 내보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2로 뒤지던 아르헨티나가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 골을 터뜨리자 성난 모로코 관중 일부가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 코칭스태프에게 물병 등 이물질을 던졌고, 경기 감독관은 경기 종료 3분을 남겨두고 관중을 모두 퇴장시켰다.

약 2시간 뒤 사태가 진정된 뒤 무관중 상태에서 VAR 판독 후 남은 3분의 경기를 진행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아르헨티나 감독은 "축구가 아니라 서커스였다"고 황당해했고, 영국 매체 '더 선'은 "경기장에서 아무것도 통제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안전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경기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팬들 ⓒ AFP=뉴스1

같은 날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말리의 남자 축구 D조 조별리그에서도 논란이 발생했다.

경기 전 이스라엘의 국가가 나오자 일부 관중은 이스라엘도 말리도 아닌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앙숙인 두 나라는 여전히 칼을 맞대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구역에 이스라엘이 공습, 팔레스타인 70여명이 사망했다.

두 국가의 사이가 민감한 상황에서 이날 관중석에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 스포츠 외적인 요소가 담긴 문구와 플래카드가 대거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관중과 팔레스타인 관중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과거 아픈 기억 때문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은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지난 1972 뮌헨 대회 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올림픽 선수촌에 잠입,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삼고 팔레스타인 포로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당시 경찰이 이를 제압하는 과정서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진 바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경찰, 군인, 민간 요원, 해외 파견 경찰 등 가용한 보안 인력을 최대한 배치해 '안전 올림픽'을 치르겠다며 자부했다. 그러나 벌써 불안함이 노출돼 팬들의 걱정이 크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