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준우승'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내 거취는 나중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2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위라는 좋은 성과를 내고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 대한 현지 평가는 갈리고 있다.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유로 2024 결승전에서 1-2로 패배, 준우승에 머물렀다.

3년 전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 끝에 패해 2위에 올랐던 잉글랜드는 이번에도 마지막 고비인 스페인을 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라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1966년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유로에서 첫 우승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무산됐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후 "스페인이 가장 좋은 팀이었고 강했다"며 "우리가 공을 잘 유지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 10분은 잘했는데 (결과가) 너무나 안타깝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두 번 연속 결승에 오를 기회를 얻은 것은 영광이었다"며 "당장 부족했지만 그래도 우린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지금 멤버 대부분이 아마도 다음 (북중미) 월드컵과 유로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부터 잉글랜드를 이끌었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올 연말 계약이 만료된다. 그의 계약 연장 등 거취는 대회전부터 계속 화두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신의 계약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BBC를 통해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며 "시간을 좀 갖겠다"고 했다.

현지에서도 사령탑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부카요 사카(아스널),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있었으나 수비 중심의 축구를 펼쳤다.

잉글랜드의 '전설' 앨런 시어러는 "이것이 사우스게이트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시어러는 "그들은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었다"며 "3년 전에도 결승에 올랐으나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사우스게이트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리오 퍼디난드도 "우리가 가진 재능 풀을 살펴야 한다. 우린 그들을 최상의 위치에 두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사우스게이트를 옹호하는 입장도 있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올리 왓킨스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가장 성공적인 잉글랜드 사령탑이 됐다"며 "우리 모두 믿을 수 없는 7주를 보냈다. 그는 지금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