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르비 무징계에 뿔난 나폴리, '인종차별 반대' 패치 뗀다

인터밀란 아체르비, 나폴리 제주스에 인종차별 발언 혐의
증거 불충분으로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아

나폴리전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 인터 밀란 아체르비(오른쪽).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SC가 소속팀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이 국가대표 수비수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인터밀란)의 인종차별 발언을 사실상 묵과하자 행동에 나서고 있다.

ESPN 등에 따르면 나폴리는 28일(한국시간) 이번 주말 리그 경기에서 '인종차별 추방(Keep Racism out)' 패치를 유니폼에 달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나폴리는 패치 대신 아체르비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던 후안 제주스(나폴리)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전날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은 아체르비가 지난 17일 나폴리전에서 제주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제주스는 당시 아체르비가 자신을 향해 "깜둥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다.

하지만 아체르비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제주스에게 "네 가죽을 검게 태우겠다"고 말했던 것이라며 인종차별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폴리 수비수 제주스. ⓒ 로이터=뉴스1

하지만 현지에서는 아체르비의 손을 들어줬다. 인종차별 발언이 경기장 마이크에 잡히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도 이를 듣지 못했다며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아체르비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런 결정이 FIGC에서 오는 6월 열리는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탈리아 국가대표 수비수 아체르비를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에서는 인종차별과 관련해 최대 10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등 강하게 대처하고 있다.

결국 나폴리는 이 같은 FIGC의 결정에 단단히 뿔이 났다. 그들은 세리에A가 진행 중인 '인종차별 금지'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폴리 구단은 "우린 더 이상 인종차별 반대를 겉으로만 주장하는 행동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 제주스도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결정이 특정 행동을 정당화하는 심각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