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골 1도움' 훈텔라르, '벼랑 끝' 네덜란드 구했다

후반 30분 교체 투입돼 맹활약…팀 8강행 이끌어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네덜란드의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30일(한국시간)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고 있다.© AFP BBNews=News1

</figure>조별리그 3연승의 신바람을 내고도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던 네덜란드를 '조커'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구해냈다.

네덜란드는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 이스타지우 카스텔라웅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경기 막판 두 골을 몰아치며 2-1로 역전승,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는 네덜란드의 승리였지만, 이 날 네덜란드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전반 9분 만에 수비형 미드필더 니헬 데 용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경기 내내 중원에서 멕시코에게 밀렸고,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했다.

후반 3분 멕시코의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도 네덜란드의 공격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르연 로번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많았고,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로빈 판 페르시는 거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몇 차례 이어진 찬스도 번번이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네덜란드에 패색이 짙어졌다.

'벼랑 끝'에 몰린 네덜란드를 구한 것은 훈텔라르였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후반 30분 판 페르시를 빼고 훈텔라르를 집어 넣으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훈텔라르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훈텔라르는 판 페르시보다 확연히 좋은 몸놀림을 보이면서 멕시코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우위를 보이며 분위기를 잡아갔다.

후반 43분, 훈텔라르의 제공권 싸움이 끝내 빛을 발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훈텔라르는 상대 수비수와의 거친 몸싸움 속에서도 꿋꿋이 머리를 갖다댔고, 이 공은 중앙에서 대기하던 베슬리 스네이더에게 이어졌다. 스네이더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가르면서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스네이더의 슈팅이 워낙 좋았지만 훈텔라르의 끈질긴 헤딩 경합이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찬스였다.

훈텔라르는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후반 추가시간 아르연 로번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재치있게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훈텔라르는 이를 골로 연결시켰다. 이 날 경기에서 몇 차례나 '슈퍼세이브'를 선보인 오초아가 버티고 있었기에 부담감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훈텔라르는 침착했다.

결국 이 골은 네덜란드의 8강행을 확정짓는 골이 됐다.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훈텔라르는 팀의 두 골에 모두 기여하며 '조커'로서의 역할을 200% 다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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