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잉글랜드] 수술 받은 선수 맞아? 수아레스의 ‘미친 결정력’

잉글랜드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로 2-1 승리 견인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수아레스가 명불허전 결정력으로 조국을 구했다. 잉글랜드 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 News1

</figure>살기위해 몸부림쳤던 월드컵 원조 챔프 우루과이와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혈투의 승자는 우루과이였다.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에도 출전을 강행했던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가 명불허전 결정력으로 조국을 구해냈다.

우루과이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상파울루 아레나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D조 예선에서 치열한 속도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승점과 승리를 동시에 챙겼다. 우루과이는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렸고 잉글랜드는 탈락이 유력해졌다.

‘데스매치’였다. 공히 1패를 안고 있었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와의 1차전에서 1-2로 졌고, 우루과이는 조 최약체 코스타리카에 1-3 충격패를 당했다. 맞대결에서 지는 팀은 죽음의 조 희생양을 피할 수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부담은 우루과이가 더 컸다.

우루과이의 마지막 상대는 이탈리아다.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다. 무승부로 끝났을 때 유리한 쪽은 분명 잉글랜드다. 따라서 우루과이는 반드시 승리로 승부를 마쳐야했다. 아꼈던 수아레스 카드를 경기 시작부터 꺼냈던 이유다.

수아레스는 지난 5월말 무릎 수술을 받았다. EPL 마지막 경기에서 당한 부상 탓인데,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는 간절함에 지체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줄곧 재활에 매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우루과이의 타바레스 감독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지고 있음에도 수아레스 카드를 꺼내지 못했던 것은 그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더 이상 아낄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타바레스 감독은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수아레스 투입은 도박수라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 도박은 성공했다. 올 시즌 EPL에서 최고의 결정력을 과시했던 수아레스는 명불허전이었다. 확실히 최상의 몸놀림은 아니었으나 간절함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아레스는 팀의 코너킥을 도맡는 등 여전한 킥 능력으로 잉글랜드를 괴롭혔다. 전체적으로 스피드와 활동량은 베스트 컨디션에 비해 부족했으나 그의 존재감만으로 상대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심리적인 압박에 그친 것도 아니다. 실질적인 비수도 꽂았다.

수아레스는 전반 38분 카바니가 올린 크로스를 자기엘카 뒤에서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열였다. 감각은 살아 있었다. 33경기에서 31골을 터뜨리는 놀라운 결정력으로 EPL 득점왕에 등극했던 수아레스의 ‘미친 결정력’이 월드컵에서도 통한 셈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결승골 장면이다.

수아레스의 이 득점은 다소 아쉬운 골로 기록될 뻔했다. 후반 30분 잉글랜드 루니가 동점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아레스의 ‘미친 결정력’은 마지막에 한 번 더 불을 뿜었다.

후반 40분 무슬레라 골키퍼의 롱킥을 전방으로 쇄도하며 받아낸 수아레스는 드리블 치며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각이 많지 않던 오른쪽 측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금 골망을 흔들었다. 이것이 결승골이 됐다.

결국 치열했던 ‘데스매스’의 결과는 2-1 우루과이의 승리로 끝났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수아레스의 2방이 잉글랜드를 울렸다. 도저히 한 달 전 수술 받은 선수의 감각이라고는 믿기 힘든 결정력이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