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리드오프 이정후, GG 김하성…'코리안 빅리거'에 눈이 즐거울 2024년
새 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 6명…NL 서부에만 3명 포진
이정후-고우석 처남 매제 대결…'맏형' 류현진도 기대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리드오프 겸 중견수 이정후(2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골드글러브' 내야수 김하성(29)과 KBO리그 구원왕 고우석(26)까지. 다가오는 메이저리그를 지켜볼 국내 팬들의 기대감이 벌써부터 치솟고 있다.
2024시즌 '빅리그' 레벨에서 뛸 한국 선수는 6명이다. 앞서 언급한 이정후, 김하성, 고우석에 류현진(37), 최지만(33),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이다. 이 중 FA 신분의 류현진과 최지만은 스프링캠프가 임박한 10일 현재까지도 새 소속팀을 찾지 못했지만 개막 전 계약은 유력해보인다.
돌이켜보면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북적였던 역사는 꽤 많았다. 2005년엔 박찬호와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 최희섭, 구대성, 추신수 등 7명이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2016년엔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오승환,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 최지만 등 역대 최다인 8명이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불과 3년 전인 2021년에도 류현진, 최지만, 김광현, 김하성, 양현종, 박효준 등 6명이 뛰었다.
하지만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온 선수들은 류현진과 김하성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활약 기간이 짧았고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채 돌아갔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외야수 이정후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는 한국인 역대 최고액인 6년 1억1300만달러(약 1500억원)에 계약을 맺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KBO리그의 수준이 예전보다 높아졌고, 20대 중반의 나이에 빅리그에 진출했다는 점 등을 감안한 평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들만 받을 수 있는 '1억달러'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출전 시간도 보장됐음을 의미한다.
이미 현지에서도 이정후를 새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보고 있다. 거액의 돈을 지출해 데려온 선수를 주전으로 쓰지 않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정후에 앞서 빅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은 이미 '정상급 내야수'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으며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공인 받았다.
올해로 샌디에이고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김하성은 'FA 대박'을 터뜨릴 채비를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긴축 재정'에 들어간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미리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우석도 꿈을 이뤘다. 이정후와 함께 포스팅시스템을 꾀한 그는 마감 시한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총액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정후와 비교하면 후한 대우는 아니지만, 당장의 돈보다 꿈을 선택했다.
김하성과 한 팀에서 뛰게 된 고우석은 마쓰이 유키, 로버트 수아레스 등과 마무리투수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류현진도 여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 복귀한 류현진은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아직 계약을 맺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4~5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는 '협상의 귀재' 스캇 보라스이기도 하다.
지난해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가능성을 입증해 보인 배지환도 2년차 시즌을 힘차게 준비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지난해 빠른 발과 내·외야를 넘나드는 수비 능력까지 인정받은 만큼 '리빌딩 팀' 피츠버그에선 충분히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6명 중 가장 소식이 뜸한 최지만도 개막 전엔 계약을 마칠 전망이다. 지난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최지만은 현재 아메리칸리그 3~4개 팀과 협상을 벌이며 재기를 노린다.
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역시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다. 이정후와 고우석, 김하성 등 이미 3명의 소속팀이 속한 지구로, 한국 선수 간 맞대결이 자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정후와 고우석은 처남-매제 지간, 이정후와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어 더욱 흥미롭다.
또 미국 서부 지역의 홈 경기는 통상 한국시간으로 오전 8~10시 사이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한국 팬들의 시청 편의성도 높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고 또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미국 무대를 꿈꾸는 젊은 선수들도 많아졌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난 뒤엔 키움 내야수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김혜성은 3월 열리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서 키움과 '팀 코리아'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미리 겨뤄볼 기회도 잡았다.
스페셜 매치 이후 3월20~21일에 열리는 공식 개막시리즈에선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맞붙는다.
샌디에이고엔 김하성, 고우석 뿐 아니라 다르빗슈 유, 마쓰이 유키 등 친숙한 이름이 많고, 다저스엔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의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의 'MVP 3인방'이 있다. 국내 팬들은 TV로만 보던 메이저리그 경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