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떠나는 '빅리거' 이정후 "아직도 얼떨떨…새 팀 적응이 급선무"
KBO 제패 후 MLB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
"현지 평가 신경 안 써…기대에 부응할 것"
-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26)가 2024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출국 길에 앞서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정후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얼른 따뜻한 곳에 가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야외 훈련을 하고 싶다. 몸은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62억원) 대형 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마치고 12월19일 귀국한 이정후는 한 달 넘게 국내에서 몸을 만들다 이날 다시 미국으로 가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출국장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소 얼떨떨한 표정 속에 모습을 드러낸 이정후는 "현지에 가서 새 유니폼을 입어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고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미국 스프링캠프를 갈 때는 동료들과 늘 함께였는데 이제는 혼자라서 뭔가 분위기도 다 다르게 느껴진다"며 "그래도 기대감은 크다. 얼른 가서 하루빨리 적응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를 향한 기대는 미국에서도 엄청나다. MLB닷컴은 이날 MLB 30개 구단의 2024시즌 키포인트를 소개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성패의 키포인트로 이정후의 타율을 꼽았다.
또 대다수 현지 매체들이 이정후의 별명, 가족관계 등 소소한 소식까지 전하면서 올 시즌 가장 놀라운 활약을 펼칠 선수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좋은 예측의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가서 적응을 잘 하는 것이 우선이라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 첫 해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적응부터 하고 차차 내 평균 수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적응'을 강조했다.
이정후는 미국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꼽았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3년 연속 4관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던 야마모토는 이번에 다저스와 12년 3억3500만달러(약 4349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는 "대표팀 경기 때 야마모토를 만나긴 했는데 리그에서는 또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며 "(김)하성이형이 '미국에 오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치게 될 것'이라고 해줬는데 빨리 느껴보고 싶다. 두렵진 않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정후는 미국 현지에서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와 함께 생활한다. 이 전 코치는 MLB 구단을 돌며 코치 연수를 한다. 어머니 정연희씨는 아들과 같이 출국하지 않고 한국에 있다가 추후 필요시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이정후는 "엄마가 공항에 오기 전 소고기국을 끓여 주셔서 먹고 왔다. 오면서는 다른 말 없이 '잘 하고 오라'고 해주셨다"며 "매제인 (고)우석이도 미국 생활을 하게 될텐데 가서 만나기로 했다. 우석이도 안 다치고 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루 빨리 미국의 좋은 훈련 시설에서 몸을 만들고 싶다는 이정후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감독님과 코치님, 전력분석팀장님과 줌 미팅을 가졌다. 내가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시더라"며 "많은 관심과 지원에 감사하다. 새 팀에 가서 준비를 잘 해서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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