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야마모토에 1조3천억 투자…다저스, WS 우승 결실 맺을까

오타니 '역대 최고' 7억달러, 야마모토 '투수 최고' 3.25억달러
선발 글래스노우도 영입, 마운드·타선 모두 보강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A 다저스가 오프시즌 제대로 지갑을 열었다. 메이저리그(MLB)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29)와 프리에이전트(FA)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루키' 야마모토 요시노부(25)까지 모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두 선수를 잡는데 쓴 돈은 무려 10억2500만달러(약 1조3343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계약기간 12년, 총액 3억2500만달러(약 4229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완벽한 승자가 됐다. 가장 주목받았던 두 일본인 선수를 모두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00승(62패)을 올리고도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3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진 다저스는 오프시즌 전력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시작은 오타니였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빅클럽들과의 경쟁을 이겨낸 다저스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인 7억달러(약 9106억원)에 10년 계약을 이끌어내며 전세계를 놀라게했다.

연 평균 7000만달러의 '블록버스터급' 계약이었지만, 그럼에도 추가 영입의 여지가 남아있었다. 계약 총액의 무려 97%를 10년 계약 이후에 나눠 받는 '디퍼'(defer·지급 유예)가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제시한 나름의 '배려'였고, 선발 투수가 약한 다저스는 계속 영입전을 이어갔다. 다음 목표가 야마모토였다.

LA 다저스에 입단한 야마모토 요시노부.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아직 빅리그에서 공을 한 개도 던지지 않았지만 그는 투수 FA 최대어로 꼽혔다.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 최우수선수(MVP)도 3연패를 달성하며 일본 프로야구를 접수했고, 만 25세의 젊은 나이도 메리트였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시장에 나오는 기존 선수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장점이었다.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결국 승자는 다저스였다. 대표팀 선배인 오타니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금액에서도 역대 투수 최고액을 경신하는 상징성이 있었다. 야마모토로서는 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 계약이었다.

FA 최대어 둘을 모두 잡은 다저스는 우승후보 '0순위'가 됐다. 애초 올해 전력만으로도 정규시즌 100승을 달성했는데, 내년엔 이를 웃도는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에 오타니까지, 이미 메이저리그 MVP를 받은 경력이 있는 이만 3명에 달한다.

여기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아킬레스건'이 됐던 선발투수 진용도 알차게 보강했다. 야마모토가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않았다는 점이 미지수이긴 하지만, 다저스는 이미 트레이드로 강속구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도 영입한 상태다.

다저스의 프레디 프리먼(왼쪽)과 무키 베츠. ⓒ AFP=뉴스1

글래스노우는 잦은 부상에 한 번도 풀타임 선발을 돌아본 적이 없지만, 빠른 공을 앞세운 경쟁력은 인정받았다. 다저스는 트레이드 이후 글래스노우와도 5년 1억3650만달러(약 1776억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스타' 클레이튼 커쇼까지 잔류한다면 선발투수진도 남부럽지 않다.

한국 돈으로 무려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다저스. 그만큼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 말라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야구는 축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와 달리 '슈퍼 팀'을 꾸렸다고 해서 반드시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다저스는 내년 시즌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당장 내년이 아니더라도 향후 몇 년 동안은 '슈퍼 팀'을 유지하며 매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춰놨다. 다저스는 뿌린 만큼 결실을 거둘 수 있을까.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