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입단' 이정후, 영어로 첫 인사…"난 바람의 손자, 이기러 왔다"
SF 유니폼 입은 뒤 "핸섬?"이라고 물어 웃음 폭탄
6년 1억1300만달러 초대형 계약 체결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영어'로 첫 인사를 건넸다.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을 가졌다.
말끔한 정장 차림에 샌프란시스코 팀을 상징하는 색깔인 오렌지색 넥타이를 한 이정후는 파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함께 단상에 올랐다.
구단 관계자와 현지 취재진이 자리한 입단식에서 이정후는 상기된 표정으로 "헬로 자이언츠"라는 인사와 함께 말문을 열었다.
이정후는 영어로 계속 인사를 이어갔다. 그는 "내 이름은 이정후이며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불렸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샌프란시스코의 찰스 존슨 구단주, 래리 배어 사장, 파한 자이디 사장, 피트 푸틸라 단장, 그리고 에이전트 보라스를 차례로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입단식에는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와 어머니 정연희씨도 참석했다. 이정후는 "빅리그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언제나 이곳 베이 에어리어(샌프란시스코와 주변 지역을 이르는 명칭)를 사랑해왔다"며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어 "저는 이곳에 이기러 왔다. 팀과 동료들, 그리고 팬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며 "레츠 고 자이언츠"라고 각오를 다졌다.
유창하진 않았지만, 이정후는 또박또박 한 마디씩 자신의 진심을 담아 인사를 했다. 이를 들은 샌프란시스코 관계자들은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영어로 인사를 마친 이정후는 자이디 사장이 건넨 샌프란시스코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했다. 유니폼 상의 뒤에는 'J H LEE'와 '51번'이 박혀 있었다. 51번은 이정후가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사용하던 등번호다.
유니폼을 입은 그는 취재진을 향해 "핸섬?(잘 생겼느냐)"이라고 재치있게 물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이정후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올해까지 총 7시즌 동안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에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했다.
그는 KBO리그 통산 타율(3000타석 이상)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을 차지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해외 진출 자격을 갖춘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74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2027시즌 뒤에는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옵트아웃 조항도 계약서에 포함했다.
이정후의 계약 총액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한국 선수 중 최고액이다. 이전까지 최고 금액은 2013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의 6년 3600만달러(약 469억원)였는데, 이를 훌쩍 뛰어 넘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 이정후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세부 계약 내용도 공개했다.
이정후는 사이닝 보너스(계약금) 500만달러(약 65억원)를 받으며 첫 시즌인 2024시즌 연봉 700만달러(약 91억원)를 수령한다. 2025시즌 1600만달러(약 209억원), 2026시즌과 2027시즌 2200만달러(약 287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이정후가 옵트아웃을 선언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에 잔류하면 2028시즌과 2029시즌 연봉은 2050만달러(약 267억원)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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