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이나, 장타에 정교함 더했다…어느덧 3관왕 정조준

5개 대회 남기고 상금·평균타수·대상포인트 선두
우승 1번 뿐이나 꾸준한 성적…'톱10 피니시' 1위

윤이나가 13일 전북 익산CC에서 열린 '2024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미소짓고 있다. (KLPGT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년 6개월의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기복 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장타에 정교함을 더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까지 보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이슈메이커' 윤이나(21)의 이야기다.

윤이나는 13일 끝난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총점 38점으로 공동 9위를 마크했다. 3라운드까지 10위권 밖이었지만 마지막 날 12점을 추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대상포인트 21점을 추가한 윤이나는 시즌 누적 506점을 기록, 487점의 박현경(24)을 따돌리고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박현경은 같은 대회에서 11위를 기록해 대상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윤이나는 이로써 3관왕을 정조준하는 위치가 됐다. 그는 상금과 평균타수 부문에선 이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상금은 11억 5360만 원으로 박현경(10억 9069만 원), 박지영(10억 6997만 원)보다 많고, 평균타수에선 70.0462타로 박지영(70.0923타), 박현경(70.2740타)에 앞서 있다.

상금과 대상, 평균타수는 KLPGA투어의 주요 3개 부문 타이틀이다. 3개 타이틀을 모두 가져간다면 그 시즌을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대회가 단 5개만 남은 가운데, 윤이나는 투어의 주인공에 가장 근접한 선수다. 물론 후발 주자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도드라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윤이나(21). (KLPGT 제공)

윤이나는 2022년 7월 '오구플레이 늑장 신고'가 적발돼 3년의 징계를 받았다. 그 징계는 올 초 절반으로 감면됐고 그는 4월부터 투어에 복귀했다.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윤이나는 매 대회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준우승 4번, 3위 3번 등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한 기억이 많았지만 꾸준함은 가장 큰 장점이었다.

우승은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가 유일하다. 하지만 꾸준함을 앞세워 각종 랭킹에서 힘을 받고 있다. 박현경, 박지영(28), 이예원(21), 배소현(31)까지 3승을 달성한 선수가 4명이나 있음에도 주요 3개 부문에서 윤이나가 선두를 달리는 이유다.

윤이나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렸던 장타 능력은 여전하다. 그는 현재까지 평균 254.0391야드의 비거리로 방신실(20·255.9543야드)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장타에 정교함도 겸비한 윤이나(21). (KLPGT 제공)

2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정교함까지 더했다는 것이다. 윤이나는 파3 그린적중률(80.3030%), 버디율(22.9915%), 벙커세이브율(74.0741%) 등의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의 장타에 정확성까지 높아지면서 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22개 대회에 출전해 13차례 컷을 통과했다. '톱10 피니시율'이 59.09%로 1위다. 2위 박현경이 52.17%, 3위 박지영이 50%라는 점을 감안하면 윤이나의 '톱10'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할 수 있다.

윤이나의 징계 감면과 복귀 등 여러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는 기량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윤이나는 단순 '이슈메이커'를 넘어 KLPGA투어의 명실상부한 '톱클래스' 선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