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전 72기' 양용은, 시니어 대회 첫 우승 "가장 기분 좋은 날"(종합)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서 연장 끝에 챔피언 올라
시니어 최강자 랑거 제압…"내 플레이에 집중"

PGA 챔피언스 투어 72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달성한 양용은.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양용은(52)이 72번째 시니어 대회 만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기록했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힐스CC(파71·699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210만 달러)에서 연장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와 동타를 이룬 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PGA 투어 챔피언스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양용은은 2022년부터 참가해 72번째 대회 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그는 우승 상금으로 31만 5000 달러(약 4억 2000만 원)를 받았다.

양용은은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아시아 국가 출신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PGA투어 통산 2승을 거뒀으며, 2022년부터 시니어 대회인 PGA 챔피언스에 나서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두 차례 준우승만 기록했는데 마침내 한풀이에 성공했다.

이날 양용은은 2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해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맞바꿨다. 마지막 날 7타를 줄인 시니어투어의 강호 랑거가 양용은을 매섭게 추격했다. 랑거는 시니어투어에서만 통산 46승을 쌓은 최강자로 꼽힌다.

PGA 챔피언스 투어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왼쪽)이 랑거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둘은 결국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균형을 맞췄고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 홀에서 열린 경기에서 양용은은 투온 이후 버디를 성공시켰고, 랑거는 파에 그치며 승부가 결정 났다. 양용은은 주먹을 불끈 쥐고 두 손을 번쩍 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양용은은 경기 후 "3년째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고 있는데 가장 기분 좋은 날"이라며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좋은 기억들이 많았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졌다"면서 "한국과 골프장이 비슷하기도 하고 업 앤 다운이 있다. 코스가 나랑 잘 맞는다. 3년 만에 좋은 우승 소식을 전하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니어 투어의 최강자인 랑거와 연장 승부를 펼친 양용은은 "챔피언스 투어의 전설과 경기하면서 긴장도 하고 좋은 것도 많았다"면서 "연장전 하면서 내 플레이에 집중하고 신경을 썼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시니어 무대 72번째 대회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을 수확했다.

그는 "올해는 초반부터 성적도 좋았다. 계속 쉬는 주 없이 경기하면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며 "아직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위창수가 공동 51위(1오버파 214타)에 올랐고,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인 최경주는 공동 60위(3오버파 216타)에 자리했다.

PGA 챔피언스 투어 첫 우승을 기록한 양용은이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PGA 챔피언스 투어 첫 우승을 거둔 양용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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