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덜고 행운 따른' 윤이나, 성공적 복귀에 미소와 눈물
오구 플레이 논란 이후 21개월 만의 복귀전
팬들 응원 받으며 2언더파
- 김도용 기자
(서귀포=뉴스1) 김도용 기자 = 논란을 뒤로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돌아온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팬들의 응원 덕에 부담을 덜고 행운까지 따른 윤이나의 얼굴에는 미소와 눈물이 함께 했다.
윤이나는 4일 제주 서귀포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 72)에서 열린 2024 KLPGA 국내 개막전 두산 We've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윤이나는 신지애(36‧스리본드), 김재희(23‧SK텔레콤), 박주영(34‧동부건설) 등과 공동 19위에 자리했다.
지난 21개월 동안 KLPGA 정식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윤이나의 몸 상태를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윤이나는 지난 2022년 오구 플레이 논란으로 징계를 받아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윤이나는 지난해 대한골프협회에 이어 올해 KLPGA투어에서도 징계를 감경받았다. 덕분에 지난 2022년 7월 호반 서울신문 클래식 이후 1년 9개월 만에 KLPGA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팬들은 윤이나의 복귀를 반겼지만 골프계 내부에서는 반대 의견도 존재했다. 골프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윤이나의 복귀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대회 1라운드를 앞두고 윤이나가 연습 그린에 나타날 때 선수들은 그와의 인사를 피하는 등 분위기가 어색했다.
익숙하지 않은 공기였지만 윤이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연습을 마치고 필드에 올랐다. 이후 갤러리를 향해 90도 인사를 한 윤이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호쾌한 장타를 선보이는 등 침착하게 자신의 경기를 펼쳤다.
경기 중에는 같은 조의 동갑내기 황유민(21‧롯데)과 대화를 나누는 등 서서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모두 마친 뒤에는 함께 경기한 황유민, 방신실(20‧KB금융그룹)과 웃으면서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행운도 따랐다. 윤이나가 9번홀(파5)에서 시도한 티샷이 카트에 맞고 앞으로 나가면서 공식적으로 313야드의 티샷을 기록했다. 티샷이 인정된 윤이나는 이후 안정된 플레이로 버디를 기록했다.
웃으면서 경기를 마친 윤이나는 복귀 후 처음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내 잘못으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오랜만에 잔디를 밟으면서 동료들과 경기한 사실에 너무 감사하다"며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응원해 준 팬들 덕분에 잘 마무리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부담스러운 복귀전 첫날을 무난하게 마무리한 윤이나는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두고 남은 대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윤이나는 "이제는 개인의 성적보다는 골프 발전에 힘쓰는 선수가 되겠다"며 달라진 태도로 선수 생활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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