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따고 첫 추석 허미미 "보름달 보며 LA 金 소원 빌래요"[인터뷰]
독립투사 후손, 파리 올림픽서 銀·銅 획득
"후회 없도록, 매일매일 열심히 준비할 것"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팀의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게 해달라고 빌겠다"며 활짝 웃었다.
허미미는 2024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 여자 57㎏급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인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라왔다. 하지만 2021년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한국 국적을 택했고, 올해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해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 추석은 그가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뒤 맞이한 첫 명절이다.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와 곧바로 허석 추모기적비를 찾아 참배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허미미에겐 더 특별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올림픽 이후 예능 출연, 광복회 방문, 광복절 타종식 등 많은 외부 행사에 초청됐던 허미미는 모처럼 맞이한 연휴에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선택했다.
허미미는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선 연휴 기간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파스타를 먹을 예정이다. 일본보다, 프랑스보다 한국 파스타가 제일 맛있더라"며 웃었다.
이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뒤엔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며 쉴 예정이다. 그리고 추석 당일엔 일본으로 건너가서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비록 이번엔 추석은 한국에서 다 보내지는 못하지만, 다음 명절 땐 송편도 꼭 먹어보고 싶다. 고기산적 등 한국 음식을 다 좋아하고 즐긴다"고 덧붙였다.
크고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한가위의 풍습도 빼놓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보름달에 어떤 소원을 빌겠느냐는 질문에 "정말 누군가 들어줄 수 있다면 대학 졸업"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일본 명문 와세다 대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졸업 준비가 쉽지 않다. 특히 요즘은 더 바빠져서 학교에 잘 못 나간다. 그래서 달님이 꼭 도와주면 좋겠다"며 보충 설명을 했다.
이어 "유도 측면에선 다음 LA 올림픽 금메달을 소원으로 빌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이건 보름달 혼자서 할 수는 없는 미션이다. 소원만 빌고 말게 아니라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다가서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도 덧붙였다.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 전후로 한국 스포츠계에서 완전히 스타가 됐다.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의 좋은 성적뿐 아니라, 독립투사의 후손인 재일교포라는 배경과 언제나 환하게 웃는 '만화 캐릭터'같은 모습까지 더해져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올림픽 이후 삶에 대해 "일본에선 알아보는 분이 많지 않은데, 이젠 한국에서 길을 걸으면 언제나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해 주고, 사인도 요청한다. 한국 팬들이 많이 사랑해 주고 응원해 주는 게 큰 영광이고 행복"이라며 웃었다.
아울러 허미미는 외부의 뜨거운 관심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TV에 유도했던 경기 장면이 나오면 그나마 보겠는데, 예능에 출연한 모습은 부끄러워서 못 보겠더라"며 인터뷰 도중 비명(?)까지 질렀다.
이어 "주변의 관심이 처음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큰 힘이 되는 감사한 존재"라면서 "주변에 (나를) 생각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걸 떠올리면 책임감도 생기고 지칠 겨를도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내내 해맑게 웃던 허미미는 마지막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 관한 질문에는 진지하고 조용하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보름달에도 바랄 만큼 LA 올림픽 금메달을 원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드는 생각은 '후회하지 말자'다. 열심히 하면, 성적이 안 나와도 후회는 안 하지 않을까? 그러니 하루하루 후회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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