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린 평화의 제전 [역사&오늘]

9월 17일, 서울 하계 올림픽 개막

서울올림픽 개막식. (출처: Ken Hackman, U.S. Air Force, 사진(1988),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88년 9월 17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제24회 하계올림픽이 개막됐다. 이 올림픽은 스포츠 대회를 넘어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서울 올림픽은 개최지 결정부터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당시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었지만, 국제사회에서 아직 완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막 들어선 군사정권은 올림픽 개최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서울은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일본 나고야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나고야는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 유치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정주영 현대 회장을 주축으로 한 올림픽 유치위원회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1981년 9월 30일 서독 바덴바덴에서 열린 제84차 국제 올림픽 위원회 총회에서 서울은 52대 27로 나고야를 압도적 차로 제치고 1988년 하계 올림픽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서울 올림픽은 160개국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올림픽으로 기록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특히 개막식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가 성화를 들고 스타디움에 입장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일제 강점기였던 탓에 일본 국적과 일본 이름으로 출전해야 했던 손기정 선수의 감동적인 모습은 전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울 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최첨단 시설과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은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대한민국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