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로 3번째 도전 마친 김선우 "만족과 아쉬움 교차"[올림픽]
개인 최고순위…"나에게 수고했다는 말 해주고파"
"그만두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2년 뒤 AG 도전"
- 권혁준 기자
(베르사유=뉴스1) 권혁준 기자 = 근대5종 여자대표팀의 김선우(28·경기도청)가 세 번째 올림픽을 마쳤다. 쉽지 않은 길을 묵묵히 개척해 나간 김선우는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선우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베르사유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 결선에서 총점 1410점으로 8위를 마크했다.
비록 아시아 최초 동메달을 딴 성승민(21·한국체대)에게 많은 포커스가 쏠렸지만, 김선우 역시 올림픽 '톱10'의 성과를 냈다.
특히 세 번째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만 20세였던 2016 리우 대회에서 첫발을 뗀 김선우는 당시 13위를 기록했고, 2020 도쿄 대회에선 부상 여파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17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선 성승민과 동반 결선에 올라 3위권 경쟁을 이어간 끝에 8위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선우의 눈가엔 눈물이 맺혀있었다. 동메달을 딴 후배 성승민을 진심으로 축하해줬지만, 자신의 경기 결과엔 못내 아쉬움이 남는 모습이었다.
그는 "(성)승민이가 너무 잘해서 우리나라 근대5종에 메달이 추가된 것은 정말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높은 성적이라 만족감이 들지만 열심히 준비했던 걸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첫 종목인 승마였다. 김선우는 승마에서 두 차례 기물을 건드리면서 14점의 감점을 받았다. 결과론이지만, 승마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면 성승민과 메달 경쟁을 벌일 수도 있는 성적이었기에 아쉬움은 컸다.
김선우는 "자신 있게 해야 했는데 망설였다"면서 "이어진 수영에서도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근대5종은 훈련량이나 강도 등이 매우 고된 종목으로 꼽힌다. 세 번의 올림픽을 출전하면서 훈련을 쉬지 않은 김선우 역시 고민과 갈등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오늘 경기가 끝나고 코치 선생님을 만나니 속상하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래도 누구보다 훈련을 열심히 해왔다는 것은 자부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선우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면서 "오늘 경기도 끝까지 열심히 한 나에게 고생했다, 잘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당장 4년 뒤 4번째 올림픽을 바라보긴 쉽지 않지만, 일단 가까운 목표를 설정했다.
김선우는 "4년 뒤는 너무 멀기 때문에, 일단은 2년 뒤 아시안게임을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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