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초 역사' 성승민 "이 동메달, 4년 뒤엔 금메달로 바꾸고파"[올림픽]
여자 근대5종 첫 메달…"최초 역사 쓰게 돼 행복"
"매일 8~9시간 강훈련 너무 힘들지만…LA도 도전"
- 권혁준 기자
(베르사유=뉴스1) 권혁준 기자 = 아시아 최초의 여자 근대5종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성승민(21·한국체대)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4년 뒤엔 이 동메달을 금메달로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
성승민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베르사유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 결선에서 총점 1441점을 기록해 18명의 출전 선수 중 3위를 기록, 동메달을 차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근대5종 여자부 경기가 처음 생긴 이래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성승민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 중에선 2020 도쿄 대회 남자부에서 동메달을 딴 전웅태(29·광주시청)의 뒤를 잇게 됐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성승민은 "정말 기분이 좋다. 잊지 못할 첫 메달"이라면서 "뭐든 처음이 중요한데, 아시아 최초로 메달을 따게 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성승민은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런(크로스컨트리+사격)에서 한때 2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추월 당한 뒤 끝내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는 "2위로 올라서면서 욕심이 났고 따라가려고 했는데 체력이 부족했다"면서 "최선을 다했고 3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이었지만 정작 선수 본인이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든 생각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아 못 일어나고 있었는데, (김)선우 언니가 다가와서 즐기라고 얘기해줬다"고 했다.
그만큼 근대5종은 고된 운동이다. 한 가지 종목만 집중하기도 어려운데 5가지 종목을 골고루 잘해야 하기에 훈련 시간도 매우 길다.
성승민은 "훈련이 정말 힘들다"며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새벽에 육상, 오전엔 레이저런 훈련을 하고 오후엔 승마와 펜싱을 연달아 한다"면서 "야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추가로 할 때도 있다. 하루에 8~9시간은 항상 훈련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장 자신 없던 종목인 승마도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준수하게 해냈다. 그는 이날 승마에서 감점 없이 300점 만점을 받았다.
성승민은 "그동안 기술적으로 부족했는데 교관님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오늘부로 승마에 자신이 생겼는데, 하필 승마가 이제 없어진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며 웃었다.
근대5종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승마 종목을 폐지하고 장애물달리기를 대신 추가할 예정이다.
아직 만 21세에 불과한 성승민은 이미 다음 올림픽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승마가 장애물달리기로 바뀌지만 다시 도전한다"면서 "동메달은 이미 땄으니까, 다음 올림픽에선 은메달과 금메달에 도전해 보겠다. 내 머리 색깔처럼, 이 메달을 금으로 염색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메달이라는 잊지 못할 성과를 냈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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