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수 "신유빈 성과, 32년 전 나보다 대단…이젠 실력으로도 스타"[올림픽]
신유빈, 혼복·단체전 銅 2개…"결과로 증명했다"
유승민 회장도 인정 "멘탈·체력·기술 고르게 성장"
- 권혁준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탁구의 '레전드'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신유빈(20·대한항공)이 포함된 여자탁구 단체 동메달 결정전에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목청껏 소리 높여 응원했다. 대선배의 응원을 받은 한국의 동메달이 확정되면서, 신유빈은 김택수 이후 32년 만에 올림픽 탁구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김 부회장은 "3년 전 도쿄에서 귀여움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신유빈은 이제 실력으로도 스타가 됐다"며 흐뭇해했다.
신유빈과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가 함께한 한국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3-4위전에서 독일을 매치 스코어 3-0으로 완파,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신유빈은 임종훈과 함께 한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2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1988 서울 올림픽의 유남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현정화, 김택수 이후 신유빈이 4번째다. 신유빈은 32년 만에 역사를 이어가며 '탁구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32년 전 '멀티 메달리스트'의 주인공 김택수 부회장은 "올림픽은 실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 운도 따라야 한다"면서도 "(신)유빈이는 혼합복식 첫날부터 마지막 단체전까지, 보름 동안 쉼 없이 경기했다. 정말 잘했고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사실 도쿄 때 유빈이를 지켜보면서 걱정도 됐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지만, 팬을 만드는 건 '귀여움'만으로는 안 되지 않나"라며 "그런데 지난해 더반 세계선수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번 올림픽까지 결과로 증명했다. 이제는 실력적으로도 스타"라고 말했다.
자신이 '멀티 메달'을 획득했던 32년 전과 비교해도 더 힘든 길을 헤친 것이라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나 때만 해도 중국과 유럽 몇몇 스타 플레이어 정도였는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경쟁력이 훨씬 많아졌다"면서 "더 어려운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단식까지 세 개의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다"며 웃어 보였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도 신유빈의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유 회장은 "신유빈은 여전히 매 경기 성장하고 있다"면서 "신유빈 스스로 한 걸음 더 나갔다. 멘탈, 체력, 기술까지 삼박자가 고르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유 회장은 이날 여자 탁구 단체전 시상식에 나서며 한국 선수단에 직접 동메달을 걸어줄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으로의 마지막 행보다.
유 회장은 "오늘 동메달을 딸 것 같아서, 시상을 꼭 하고 싶다고 밀어붙였다"며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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