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라일스 육상 男 200m 3위…'21세' 테보고 우승(종합) [올림픽]

100m 우승 후 코로나 확진 판정…"자랑스러운 銅"
테보고, 19초46 '아프리카新'…보츠와나 첫 金

노아 라일스가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레이스를 마친 뒤 힘들어하고 있다. ⓒ AFP=뉴스1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우사인 볼트(38·자메이카)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육상 100m와 200m 석권에 도전한 노아 라일스(27·미국)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주 종목 육상 200m에서 삐끗했다.

라일스는 9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50을 기록했다.

육상 팬들은 라일스가 자신의 최고 기록 19초31을 넘어 볼트가 보유한 올림픽 기록 19초30까지 모두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라일스는 19초46의 레칠레 테보고(21·보츠와나)와 19초62의케네스 베드나렉(26·미국)에 이어 3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을 가져갔다.

라일스는 앞서 5일 펼쳐진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8을 기록, 키셰인 톰프슨(27·자메이카)에 불과 0.005초 앞서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날 200m까지 우승하면 2008 베이징·2012 런던·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3연속 100m와 200m를 석권한 볼트 이후 처음으로 '스프린트 더블'을 달성하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라일스는 2019 도하, 2022 유진,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200m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이 종목의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라일스는 출발 총성이 울린 뒤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고, 결국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라일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라일스는 레이스를 마친 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트랙을 벗어났는데, 100m 결선을 마친 뒤 코로나19에 걸려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스크를 착용한 그는 "(100m 우승을 차지한 뒤) 오전 5시에 일어났는데 오한, 인후통 등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다. 검사를 해보니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200m 출전을 포기하지 않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애썼다.

라일스는 "밤새워 기침했고 계속 쉬기만 해야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준비도 제대로 못하는 등) 코로나19 감염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며 "아주 힘들었지만 이렇게 동메달을 딴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10일 오전 열리는 400m 계주 출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라일스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도자, 동료들과 논의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칠레 테보고가 9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AFP=뉴스1

한편 2003년생 테보고는 200m에서 가장 빨리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테보고는 종전 개인 기록(19초50)을 경신하는 동시에 아프리카 신기록까지 수립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테보고는 어린 나이에도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갖춘 육상 단거리 선수다.

2021년과 2022년 20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100m 2연패를 달성하는 등 떡잎부터 남달랐고,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100m 은메달과 200m 동메달을 따며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세계선수권 이 두 종목에서 모두 라일스에게 우승을 내줬는데, 테보고는 파리 올림픽에서 라일스보다 빨리 달렸다. 아울러 보츠와나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역사를 새로 썼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