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도 은빛 총성…'금 3·은 3' 사격, 젊어졌고 다양해졌다 [올림픽]
2012 런던 대회 넘어 역대 최다 6개 메달 수확
세대교체 성공,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배출
- 이상철 기자
(샤토루(프랑스)=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사격이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마지막 날에도 메달을 따내며 단일 올림픽 최다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명중시켜 종전 최고 성적을 냈던 2012 런던 올림픽(금 3·은 2)을 뛰어넘었다.
조영재는 5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25점을 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사격 선수가 25m 속사권총에서 입상한 것은 조영재가 처음이다.
이로써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해 '권총 황제' 진종오가 중심을 잡았던 2012 런던 올림픽(금 3·은 2) 성적을 경신했다.
당초 금메달 1개를 목표로 세웠던 사격 대표팀은 기대치를 넘어서는 최상의 성과를 냈다.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반등이다.
특히 성공적인 세대교체 속에 여러 종목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메달을 따냈다는 게 또 고무적이다. 선수단은 2000년대생으로 대폭 물갈이된 상황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공기소총, 공기권총, 속사권총 등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대회 첫날인 7월 27일부터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이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후 오예진(19·IBK기업은행)과 김예지(32·임실군청)가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확했다. 반효진(17·대구체고)은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단의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과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16세 313일)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8월에도 샤토루 사격장에서는 메달 낭보가 전해졌다. 양지인(21·한국체대)이 8일 여자 25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고, 이날 조영재가 은메달을 추가해 대미를 장식했다.
김예지를 제외한 다른 메달리스트 모두 10대이거나 20대 초중반이다. 다른 나라도 대부분 베테랑 사수가 많은 것이 사격 종목의 특징인데, 한국은 정반대다.
나이는 어리지만 기량은 이미 정상급이다. 각종 국제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냈고 세계랭킹 20위권 이내 선수도 수두룩했다.
준비 과정도 알차면서 꼼꼼히 했다. 선수들은 '60대' 장갑석 감독의 단호하고 엄격한 지도 아래 실제 올림픽 경기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등 모든 걸 파리 올림픽에 맞춰 생활했다. 훈련 중에는 집중력 향상을 위해 휴대전화, 커피, 담배도 금지하기도 했다.
한국 사격은 그런 노력 끝에 침체를 딛고 다시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금 5·은 1·동 1) 다음으로 가장 많은 메달을 땄다.
반효진은 세대교체의 성공 비결에 대해 "사격 대표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언니들과 오빠들이 잘 이끌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도 그 조언을 잘 따랐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사격 대표팀이 큰일을 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사격 대표팀의 분위기가 워낙 좋았다. 각자 올림픽을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 점들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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