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IOC, XY염색체 선수 보고받고 '나 몰라라'…성별 논란 배후는 러시아?
- 문영광 기자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성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복싱협회(IBA)가 14개월 전인 2023년 6월에 칼리프와 린위팅의 DNA 검사 결과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에 보고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앨런 아브라함슨은 3일 자신이 설립한 '스리와이어스포츠'(3 Wire Sports)를 통해 이러한 주장을 보도했다.
아브라함슨은 "IBA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던 2022년 5월 터키, 2023년 3월 인도에서 두 차례 검사를 통해 칼리프와 린위팅이 XY염색체로 구성된 남성의 DNA를 지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4일 "IOC가 관련 서신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그것은 합법적인 테스트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도 "내가 알기로 그 DNA 검사 결과는 하룻밤 사이에 엉성하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애덤스 대변인은 "칼리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를 이긴 후 DNA 검사가 진행됐다"며 IBA와 러시아 사이 유착이 있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조직(IBA)과 러시아 측은 파리 올림픽 이전부터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왔다"며 IBA가 성별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4일 "IOC와 IBA는 사실상 전쟁 중"이라며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논란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를 배후에 둔 IBA와 미국 편에 서있는 IOC 간 싸움이라는 지적이다.
IOC는 대부분의 올림픽 종목을 각 연맹이 주관하도록 일임하고 있다. 젠더 이슈가 특별히 많이 발생하는 육상 등의 종목에서는 '성적 발달 차이'(DSD)에 관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성별 논란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복싱만은 예외다. IOC는 2016년부터 '부패'를 이유로 IBA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올림픽 복싱 경기를 주관하지 못하도록 했다.
러시아 출신의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전쟁을 이유로 러시아 선수의 올림픽에 출전을 금지한 데 대애 "선수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난을 일삼아 왔다.
이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앞으로도 올림픽에서 복싱을 보고 싶다. 그러나 복싱이 정식종목을 유지하기 위해선 IBA가 아닌 새로운 단체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BA는 칼리프에 46초 만에 기권패한 안젤라 카리니와 이탈리아 복싱협회에 총 10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하고, 파리에서 IOC 비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이미 동메달을 확보한 칼리프는 6일(현지시간), 린위팅은 7일 각각 준결승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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