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수에 박수, 韓 선수와 셀피…'프렌들리' 북한 선수들, 왜?[올림픽]
기계체조 안창옥, 카메라에 웃고 다른 선수와 포옹
탁구 복식조, 신유빈·장우진과 사진…"변화의 신호"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영국 공영방송 BBC를 포함한 외신이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북한 선수들의 행보에 놀라움을 전했다. 미국 선수에게 손뼉을 치고, 한국 선수들과 함께 시상식을 마친 뒤 셀피(셀카)를 찍는 것을 보며 "변화의 신호"라고 했다.
BBC는 4일(현지시간) "북한이 올림픽 복귀전에서 외교적인 체조를 선보였다"며 이번 대회 달라진 모습을 조명했다.
지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출전하지 않았던 북한은 2016 리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왔다.
BBC는 북한 여자 기계체조 선수 안창옥의 행동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4일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피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 출전한 안창옥은 14.216점으로 전체 4위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던 안창옥은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다.
하지만 안창옥은 메달 수확과 별개로 경기장에서 밝은 표정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살아있는 '레전드'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BBC는 "체조 경기장에서 많은 이들이 바일스를 향해 함성을 질렀는데, 안창옥도 박수를 보낸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적대적인 한국, 미국과 같은 무대에 섰음에도 안창옥은 TV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른 선수와도 포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의 젊은 여성이 외국인과 교류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한 2명의 선수(탁구 혼합복식 리정식-김금용)는 라이벌인 한국 선수(신유빈-임종훈)와 셀피를 찍기도 했다. 긴 고립 기간을 거친 비밀스러운 국가가 부분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BBC는 "최근 북한은 한국에 쓰레기로 가득 찬 (오물) 풍선을 보냈는데, 이런 일들이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장면 중 하나로 신유빈, 장우진이 혼합복식 시상식을 마친 뒤 북한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을 재차 언급했다. 매체는 "경계를 허무는 것 같은 만남은 (파리에서) 가장 화제가 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행동들이 향후 남북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물음표라고 진단했다. BBC는 "파리에서의 화합이 남북 간에 의미 있는 새로운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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