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에 올인했는데…또 무산된 황선우의 메달 꿈 [올림픽]
자유형 100m 준결선 기권, 계영 800m 결선 집중
쉽지 않은 혼계영 400m 남아…4년 후 LA대회 기약
- 이상철 기자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1·강원특별자치도청)가 자유형 100m 준결선을 기권하고 계영 800m에 '올인'했지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미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내친걸음 파리에서 올림픽 메달까지 거머쥐려했으나 무산됐다.
황선우는 3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김우민, 양재훈(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제주시청)과 팀을 이뤄 7분07초26의 기록을 합작했다.
9개 팀 중 6위에 머무른 한국은 입상이 무산됐다. 금메달은 6분59초43의 영국이 거머쥐었다. 2위는 7분0초78의 미국이, 3위는 7분01초98의 호주가 각각 차지했다.
이날 작성한 7분07초26은 이들이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 기록 7분01초73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제 기량만 발휘했어도 동메달이 가능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레이스였다.
결국 수영계가 기대한 파리 대회의 두 번째 경영 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황선우로선 더 아쉬움이 크다. 세 종목을 마쳤는데, 메달은 없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다.
처음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모두 결선에 올라 깜짝 스타로 주목받았던 황선우는 그때보다 훨씬 기량이 발전한 파리 올림픽에서 큰 기대를 받았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에서 메달을 기대했다. 주 종목인 자유형 200m는 우승후보로도 꼽혔고 계영 800m도 호주, 중국 등과 동메달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파리는 황선우에게 시련의 장소가 됐다. 그는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막판 페이스가 뚝 떨어져 9위(1분45초92)에 그쳐 결선조차 오르지 못했다. 황선우가 도쿄 올림픽부터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탈락한 것은 처음이었다.
실망스러운 결과에 큰 충격을 받은 황선우는 마음을 다잡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려 했으나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예선에서 16위(48초41)로 턱걸이 통과했다. 자유형 100m에선 결선 진출과 한국 신기록 수립을 목표로 세운 황선우로선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었다.
그는 결국 자유형 100m 준결선을 기권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는 계영 800m 결선에 모든 걸 쏟기로 했다.
계영 800m 결선에서는 늘 그렇듯 마지막 영자를 맡았다. 폭발적 스피드로 상대 선수를 따돌리거나 추격해왔던 황선우지만 파리 올림픽에서는 그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6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고,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황선우의 파리 올림픽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황선우는 이주호(서귀포시청), 최동열(강원특별자치도청), 김지훈(대전광역시체육회)와 함께 8월 3일 남자 혼계영 400m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혼계영 400m의 경쟁력은 메달권과 거리가 있어 냉정하게 결선 진출도 쉽지 않다.
사실상 황선우의 올림픽 메달 꿈은 4년 후를 기약하게 됐다. 그는 "당황스럽고 실망스럽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파리 올림픽을 더 성장하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이제 21세다.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고, 4년 뒤 LA 올림픽에 도전할 수도 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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