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도 못꾸렸던 불모지에서 결선까지…한국계영, 아쉽지만 값진 6위[올림픽]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지만 당당한 6위를 기록했다.

황선우(21), 김우민(23), 양재훈(26·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23·제주시청)으로 구성된 한국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07초26을 기록, 6위에 자리했다.

금메달은 6분59초43의 영국이 거머쥐었다. 2위는 7분0초78의 미국이, 3위는 7분01초98의 호주가 각각 차지했다.

내심 메달 획득도 기대했던 종목이라 아쉬움은 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세웠던 7분01초73의 한국 최고 기록에만 근접했어도 동메달은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래도 박수가 아깝지 않은 선전이다. 이전까지 '계영'은 올림픽 무대를 생각하기 힘든 종목이었다.

계영은 800m 구간을 200m씩 4명의 영자가 나눠 맡는 종목이다. 한 명의 슈퍼스타가 아닌 여러 선수가 고르게 잘해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 계영 800m가 그 나라의 수영 수준을 말해준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한국은 과거 '마린보이'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메달(금 1·은 3)을 따기는 했지만, 이는 모두 개인 종목이었다. 세계와 발맞출 4명의 선수가 없던 한국 수영은 그동안 계영 팀을 꾸리기조차 버거웠다.

하지만 한국 수영은 새로운 스타 황선우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후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까지 가세하면서 계영에서도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이유연-황선우-이호준-김우민으로 구성된 한국은 13위를 기록,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한국 계영은 쉼 없이 성장했다. 자유형 200m의 황선우와 자유형 400m의 김우민이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각각 차지할 만큼 수준이 올라왔고 최근 1년 동안 큰 폭의 성장을 한 이호준도 자신의 구간에서 늘 1분43초대를 책임졌다.

대한수영연맹의 집중 육성 전략에 따라, 계영 대표팀은 해외에서 장기 합숙 훈련을 하며 터치와 연결 등 디테일까지 가다듬었다.

선수 개개인의 기록이 나날이 단축됐고 팀원 간 시너지도 나오면서, 한국 계영은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아시아 최강 자리에 올랐고 올해 2월에는 2024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진일보한 한국 계영은 이와 같은 상승세를 등에 업고 올림픽 메달까지 노렸는데, 아직은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첫 결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고, 팀도 못 꾸렸던 불모지에서 더 큰 꿈을 꿀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지난 3년 동안의 가파른 성장을 감안하면, 4년 뒤 LA 올림픽에서는 진짜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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