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보다 사랑"…최고의 사이클 선수, 여친 안뽑히자 자신도 불참[올림픽]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 포가차르 '피로' 이유로 불참
"내 여자친구가 대표팀서 제외된 것 이해할 수 없어"

슬로베니아 사이클 선수 타데이 포가차르가 2024년 7월24일 코멘다에서 열린 투르 드 프랑스 우승 세레모니 행사에 여자친구이자 슬로베니아 사이클 선수인 우르스카 지가르트와 함께 참석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세계 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2024'의 우승자 타데이 포가차르가 파리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피로 누적'이다. 여기에 더해 역시 사이클 선수인 자신의 여자친구를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은 슬로베니아 사이클 연맹 결정에 대한 항의도 섞여 있다.

25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당초 올림픽 출전이 예정돼 있던 포가차르는 지난 22일 돌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선언했다.

슬로베니아 올림픽 위원회는 그의 출전 포기 결정을 두고 성명을 통해 "그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세 번째 투르 드 타이틀을 차지한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며 "피로를 호소해 이번 대회에 최종적으로 선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가차르가 다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이동하자 그의 올림픽 출전 포기 결정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포가차르가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내 여자친구를 올림픽 대표로 선발하지 않은 연맹의 결정이 이번 대회를 포기한 것에 영향을 미쳤다"며 "나는 아직도 여자친구가 이번 올림픽에 뽑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미 국가대표로서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포가차르의 여자친구는 우르스카 지가르트로, 그 역시 사이클 선수다. 포가차르는 자신의 여자 친구에 대해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월드 투어 경기에서 유일하게 톱 10에 오른 여성 사이클리스트"라며 "지난 2년 동안 훌륭한 성적을 거뒀고 그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올림픽 티켓을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포가차르는 앞서 SNS를 통해서도 이달 발표된 슬로베니아 올림픽 명단에 대해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는 당시 "최고의 슬로베니아 사이클 선수인 지가르트가 올 올림픽에 선발되지 않은 사실에 혐오감을 느낀다"며 "말문이 막힌다"라고 말했다.

결국 포가차르가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을 포기했고 대신 9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세계 사이클 선수권 대회 준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그는 끝으로 "여자 친구와 함께 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며 "조금의 휴식을 취한 뒤 세계 선수권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슬로베니아 연맹은 포가차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