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이보은 "가장 기대되는 올림픽, 파리서도 '중꺾마'" [그대들을 응원합니다⑦]

전국체전 38회 우승, 올림픽 2회 출전
"더 강해진 황선우·김우민, 메달 획득할 것"

이보은 강원특별자치도청 수영팀 감독(왼쪽). (강원특별자치도체육회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보은(48) 강원특별자치도청 감독이 12년 만에 올림픽 수영 메달을 노리는 소속 선수 황선우(21)와 김우민(23)의 '위대한 도전'을 응원했다.

수영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기대 받는 종목 중 하나다. 황금세대의 등장으로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선수들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금6·은6·동10)과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금2·은1)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고, 기세를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도 큰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한국 수영이 지금껏 올림픽에서 수확한 메달은 총 4개인데 박태환 혼자서 따냈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을, 2012 런던 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의 전성기가 끝난 뒤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 대회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이번 파리 대회에서는 풍성한 메달 수확을 기대한다.

수영계는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복수의 메달리스트 배출까지 바라본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과 이정훈 경영 대표팀 총감독은 단일 올림픽 최다 메달인 '3개'를 목표로 세웠다.

이보은 감독 역시 "나도 파리 대회가 어느 올림픽보다 기대된다"면서 "황선우와 김우민은 물론 모든 선수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너무 성적, 기록 등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하지 않나. 각자 목표를 향해 정진해가는 모습만으로도 대견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영 대표팀을 이끄는 쌍두마차 황선우(왼쪽)와 김우민. 2024.2.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경영 대표팀을 이끄는 쌍두마차 김우민과 황선우가 메달 레이스에 앞장선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자신의 주 종목 정상을 차지했다.

김우민이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결선은 28일 오전 3시42분(이하 한국시간), 황선우가 나서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은 30일 오전 3시40분에 펼쳐진다.

이 감독은 둘 다 시상대에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는 "황선우와 김우민 모두 잘해서 충분히 메달을 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2021년 개최된 도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데, 3년 사이에 둘 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감독은 먼저 김우민에 대해 "근력과 체력이 좋아져 '에너자이저'가 됐다"며 "지구력이 강점인 선수였는데 스피드까지 더해지면서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황선우에 대해서도 "워낙 물 감각이 탁월한 선수"라며 "약점으로 지적된 체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경기 당일 컨디션만 잘 조절하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둘 다 원래 확실한 장점이 있는데, (3년간) 단점을 잘 보완했다. 레이스를 자신 있게 즐긴다면, 분명 역사적인 일을 일굴 것이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까지 자극받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호준,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 이유연. 2024.2.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남자 계영 800m도 경쟁력이 높은 종목이다. 경기에는 4명의 영자가 나서지만 대한수영연맹은 주축 선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제주시청)에 김영현(안양시청), 이유연(고양시청), 양재훈(강원도청)까지 총 6명의 영자를 파견했다.

이 감독은 "단체전은 개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영자들의 '호흡'도 중요하다. 지금껏 혹독한 훈련을 통해 톱니바퀴처럼 잘 맞춰진 걸로 들었는데, 팀워크를 맞추며 자기 몫만 잘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역 시절 전국체육대회에서만 3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이보은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등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했지만 아쉽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적극적인 투자로) 해외 전지훈련이나 국제 대회 참가가 빈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나는 경험 부족으로 올림픽 같이 큰 대회에 나가면 너무 떨렸다. 수많은 관중으로 가득한 수영장에 서 있으면 소름이 끼쳐 몸이 돌처럼 굳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대표팀 후배들에게 더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이 감독은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출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다들 경험도 많이 축적한 만큼 긴장하지 말고 즐겼으면 좋겠다"며 "다들 올림픽을 위해 힘들게 노력한 걸 잘 안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 각자 세운 목표를 꼭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