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산' 권순우 향한 '전설' 이형택의 위로…"다시 일어서길"
발목 부상으로 포기, 2회 연속 출전 무산
"한국 테니스 성장 위해 더 큰 고민 필요"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8)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 발목 부상으로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후배 권순우(27)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까지 윔블던과 함부르크오픈에 출전하며 올림픽을 준비하던 권순우는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발목 부상이 악화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1회전 탈락에 그쳤던 권순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만회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열린 함부르크오픈에서 발목 부상이 악화돼 꿈을 접었다.
이 감독은 권순우의 올림픽 낙마 직후 뉴스1과 통화에서 "4년에 한 번 있는 큰 대회 올림픽에 국가를 대표해서 나갈 기회라 본인도 기대가 컸을 텐데 안타깝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권순우는 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되는 6월 10일 세계 랭킹 발표 시점에서 순위가 300위 대에 그쳤다.
하지만 부상에 따른 보호 랭킹 80위가 적용돼 극적으로 파리행 티켓을 쥐었었는데, 부상으로 다시 반납했다.
이 감독은 권순우가 올림픽 티켓을 따는 과정이 극적이었기에 이번 결과가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처음부터 올림픽을 나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기다리던 상황에서 행운의 출전권을 따게 돼 권순우도 출전 의지가 강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경기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강행했겠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던 듯하다. 주위 사람들도 아쉽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본인일 것"이라고 후배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어 "권순우는 현재 랭킹이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그래도 한국 선수로는 드물게 그랜드슬램 같은 큰 대회에 나서는 등 명실상부 한국의 에이스"라며 "아쉽게 올림픽은 못 나가지만 마음을 잘 추슬러서 다음 대회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한편 권순우의 불참으로 한국은 파리 올림픽 테니스 종목에 출전 선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게 됐다.
아직은 테니스의 변방이라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형택-정현-권순우로 이어지는 스타 계보를 이을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
이 감독은 한국 테니스계가 전반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전폭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선수들의 도전 정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선수들은 실업팀에 몸담은 것에 안주해 더 큰 도전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선수들이 기량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의 자세를 가지면 테니스에 아낌없이 투자해 줄 스폰서 기업도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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