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선수단'에 金 5~6개 목표…한국 스포츠, 위기를 넘어라[올림픽 D-10 ②]

구기종목 대거 탈락에 48년 만의 최소 규모…양궁·펜싱 기대
'15위' 도쿄보다 저조할 수도…수영·배드민턴 등 분발해야

파리 올림픽에서 주력 메달 종목으로 꼽히는 양궁.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어느덧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한국 선수단 전망은 썩 밝지 않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10위에 등극한 이후 언제나 종합성적 최소 10위 이내를 목표 성적으로 내걸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일단 도전 인원이 줄어들었다. 선수단 파견 규모가 1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한국은 22개 종목에서 선수 144명, 코칭 스태프와 임원 90명 등 총 234명이 파리로 향한다.

150명 미만의 출전 선수 규모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50명을 파견한 이후 역대 최소다. 한국은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 불참한 뒤 1984년 LA 대회 210명, 1988년 서울 대회 477명이 출전했다. 이후로도 2020 도쿄 올림픽까지 꾸준하게 200~30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는데, 이번에 크게 줄었다.

축구와 배구, 농구 등 구기 종목 대부분이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체 구기 종목 중 파리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건 여자 핸드볼뿐이다.

한국 스포츠의 국제 무대 위상은 지난 도쿄 대회에서 이미 크게 떨어졌다. 당시 종합 16위(금 6, 은 4, 동 10)에 그치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금 8, 은 10, 동 10) 이후 처음으로 종합 순위 10위 밖으로 밀렸다.

선수단 규모와 각 종목의 전망 등을 고려하면 이번 파리 올림픽 성적도 도쿄 때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후퇴할 가능성도 높다. 최악의 경우엔 종합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양궁 대표팀 임시현.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현 상황에서 '믿을 구석'은 양궁과 펜싱이다. 양궁은 도쿄 올림픽에서도 선수단이 획득한 6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책임진 여전한 효자 종목이다. 이번에도 남자부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여자부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 등이 금메달을 노린다.

양궁은 최소 3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선 전관왕(5개)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한국 양궁은 이미 2016 리우 대회에서도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한 경험이 있다.

펜싱 또한 도쿄 금메달의 남자 사브르 단체를 필두로 여자 에페 등이 높은 국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남자 사브르의 오상욱과 구본길, 여자 에페의 송세라 등은 주목할 이름이다. 단체전에선 가장 마지막을 책임지는 에이스로, 개인전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한국 남자사브르 대표팀 오상욱(왼쪽부터), 도경동, 구본길, 박상원.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양궁과 펜싱 외에도 금메달을 노려볼 종목은 더 있다. 경쟁력은 갖췄으니 자신감과 어느 정도의 운이 따른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가능한 종목들이 꽤 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안세영을 필두로, 수영의 황선우와 김우민, 태권도 남자 58㎏급의 박태준, 역도 박혜정 등은 최소 메달권, 상황에 따라선 금메달도 노릴 만하다.

사격의 김예지, 근대5종 남자 계주(전웅태-서창완) 등도 가능성을 가진 이들이다.

애초 기대대로 5~6개의 금메달을 딴다면 종합 10위권 이내 진입은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양궁, 펜싱 이외의 종목에서도 추가 금메달이 나온다면 종합순위 '톱10'의 목표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안세영.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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