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석 달 남기고 부상에 신음…위축된 안세영, '기 살리기' 필요한 때

우버컵 도중 오른쪽 무릎 과부하, 경기 체력도 우려
동료들도 걱정하는 분위기…"힘든 과정 이겨내길"

안세영이 3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30회 우버컵 8강에서 대만을 상대하던 도중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보고 달리던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지난달 27일부터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우버컵(세계여자단체전)에 출전하고 있다.

안세영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첫 번째 단식 주자로 나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3일에는 대만과의 8강전 단식 첫 주자로 나서 웬치슈를 2-0(21-14 21-9)으로 완파하고 4강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안세영의 몸 상태는 편치 않다. 안세영은 이날 웬치슈를 상대로 경기를 압도하면서도 뭔가 불편한 듯 자주 얼굴을 찡그렸다.

안세영은 승리 후 코트를 빠져나갈 때 취재진으로부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요청받았으나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정중히 사양했다.

안세영은 현재 오른쪽 무릎 상태가 성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의 김학균 감독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오른쪽 다리를 더 써야 하는 상황에서 우측 무릎에 과부하가 걸렸다. 당장 올림픽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를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자 단식 최강자로 꼽히는 안세영은 계속해서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를 상대하다 오른쪽 무릎의 힘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약간의 휴식 후 다시 나선 1월 인도 오픈에서는 우측 허벅지 안쪽 근육을 다쳐 기권했다.

안세영은 3월 프랑스오픈에서 금메달을 추가했으나 이어진 전영 오픈에서 왼쪽 허벅지 경련으로 우승을 놓쳤다.

계속해서 몸 상태가 악화했다 나아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안세영은 우버컵에 출전했으나 이번엔 오른쪽 무릎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안세영이 3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30회 우버컵 8강에서 대만을 상대로 경기를 하던 도중 힘겨워하고 있다. ⓒ AFP=뉴스1

현재 안세영은 컨디션 난조로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된 상태다. 지난 전영 오픈과 아시아선수권에서 이전보다 상대에게 쉽게 공략당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후로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경기 체력도 좋지 않다. 다시 몸을 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해 선수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동료 백하나(MG새마을금고)도 "아침에 봤는데 (안)세영이가 (무릎이) 좀 부어있더라. 세영이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말은 괜찮다고 하면서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걱정했다.

올림픽 입상이 유력했던 '에이스'의 부상에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 눈치다. 이 때문에 동료들은 '안세영 기 살리기'에 나섰다.

여자복식 이소희(인천국제공항)는 "세영이는 늘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몸이 안 좋다고 해 걱정이 되지만 언제든 자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응원했다.

성지현 코치는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보니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그래도 부상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이제 경기 체력을 다시 끌어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코치 역시 "늘 최선을 다하는 선수이기에 잘 준비해서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3일 대만과의 우버컵 4강전 이후 안세영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 여자복식 이소희(오른쪽)와 백하나. (공동취재단)

한편 여자 대표팀은 4일 우버컵 4강을 치른다. 이번에도 안세영이 단식 첫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당연히 우버컵 우승을 원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올림픽이다. 부상 없이 대회를 잘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영이의 경우 다시 탄력만 받으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조급함을 내려두고 지금의 힘든 과정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