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느낌"…한 뼘 더 성장한 신지아, 밀라노 올림픽 정조준
강원2024 女 싱글서 값진 은메달… 실수도 값진 경험
"부담감 이겨내며 큰 성장…밀라노 올림픽 욕심 커져"
- 권혁준 기자
(강릉=뉴스1) 권혁준 기자 = "어른이 된 느낌을 받았어요."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강원2024)에서 은메달을 딴 신지아(16·영동중)가 처음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소감'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부모님을 벗어나 생활을 한 것뿐 아니라, 선수로서의 '성장'이기도 했다. 청소년 올림픽의 쉽지 않은 과정을 잘 이겨낸 신지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밀라노 올림픽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다"고 했다.
신지아는 지난 3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3.45점, 예술점수(PCS) 61.90점 등 합계 125.3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66.48점을 더해 종합 점수 191.83점을 기록한 신지아는 시마다 마오(일본·196.99점)에 이어 전체 17명 중 2위를 차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지아는 이날 1만 이상이 운집한 아이스아레나에서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연기를 펼쳤다. 피겨여왕 김연아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가수 싸이 등 유명 인사들의 관전도 눈에 띄었다.
아이스아레나에서의 연기는 신지아 개인에게도 큰 의미였다. 그는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이곳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연기를 보며 꿈을 키웠다. '청소년 올림픽'이긴 하지만 그때와 같은 무대에서 연기를 펼쳤고 경쟁 끝에 값진 메달까지 수확했다.
물론 '큰 무대'의 경험은 쉽지 않았다. 대회 전부터 쏟아진 관심, 홈그라운드의 많은 관중들 앞에서 사실상 '주인공'과도 같았던 경기장. 어린 선수가 짊어지기엔 적잖은 무게감으로 느껴졌다.
그는 "쇼트 프로그램 때도 그랬고 프리스케이팅 때도 긴장이 많이 된 상태에서 경기해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면서 "긴장감에 다리가 굳어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연기 도중 실수도 나왔다. 쇼트 프로그램 때는 첫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고, 프리스케이팅에선 스핀에서의 '0점' 판정을 받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수 역시 성장의 과정이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신지아도 "큰 실수가 처음으로 나와서 많이 놀랐지만, 경험은 빨리할수록 좋다. 잘 연습해서 다듬어야 한다"면서 "부담을 이겨내면 큰 경험이 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성숙한 답변을 했다.
신지아는 2년 앞으로 다가온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꿈꾸고 있다.
주니어 레벨에서 이미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지만 성인 무대에서의 경쟁은 또 다른 차원이다. 점프 기술 등 고난도 기술의 연마도 필수적이다.
연령 제한 규정을 간발의 차로 통과해 올림픽 출전 조건을 갖췄다는 점은 호재다. 2026 밀라노 올림픽 피겨 종목에는 2008년 7월 이전 출생자만 출전할 수 있는데, 신지아는 2008년 3월생이다.
반면 주니어 레벨에서 신지아의 '라이벌'로 꼽혔던 시마다 마오(일본)는 2008년 10월생으로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어린 나이에 전성기를 맞고 그 기간도 짧은 피겨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면 신지아에게는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신지아는 "사실상 시니어 데뷔 무대가 올림픽이 될 것 같다. 시니어 무대의 경험 없이 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걱정도 된다"면서도 "이번 대회에서 많은 팬들의 큰 환호성을 들으며 경기를 해본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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