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국제 스포츠 복귀' 북한, 역도·복싱서 강세…비매너 논란도[항저우 결산]
금메달 11개 중 역도서만 6개 획득
한국 선수들 외면, 북한 호칭에는 불쾌감 표시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무단 불참해 국제대회 참가 자격 정지를 받았던 북한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오랜만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은 역도 등 일부 종목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으나 매너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0개로 총 39개의 메달을 따면서 종합 순위 10위에 올랐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금 12개·은 12개·동 13개 합계 37개) 때에 비해 금메달은 1개 줄었지만, 전체 메달 개수는 2개가 늘었다.
특히 북한은 역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 중 리성금(여자 49㎏), 강현경(여자 55㎏), 김일경(여자 59㎏)은 세계 신기록을 쓰면서 북한 여자 역도의 경쟁력이 확인됐다.
남자부에서는 81㎏ 리청송이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 외에 복싱의 방철미, 레슬링의 명형도, 기계체조 안창옥 등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정상급 수준으로 평가 받는 여자 축구에서는 일본과 결승을 치렀는데 1-4로 대패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북한 남자 축구 역시 8강에서 일본에 1-2로 져 4강 진출이 무산됐다.
여자 탁구 복식 결승전에는 차수영-박수경 조가 한국의 신유빈-전지희 조를 만났는데 1-4(6-11 4-11 12-10 10-12 3-11)로 져 2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여자 농구의 장신 센터 박진아도 한국과의 두 차례 경기에 뛰면서 기대 이상의 좋은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었다.
북한은 역도 등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매너적인 면에서는 낙제점이었다. 특히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 탓인지 한국 취재진과 선수들에게는 철저히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북한 선수들은 한국 취재진이 있는 믹스트존을 철저히 무시하며 지나쳤다.
심지어 남북 대결이 펼쳐진 여자 탁구 결승전 이후에는 공식 기자회견장에도 나타나지 않으며 소통을 차단했다.
북한은 여자 농구 4강 중국전 이후 기자회견과 방철미가 금메달을 딴 뒤에도 이뤄진 기자회견도 불참했다.
특히 농구 등 과거 단일팀으로 함께 했던 선수들에게조차 싸늘한 태도로 일관했다. 경기에만 정상적으로 임할 뿐 정작 국제대회 취지인 국가 간 화합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하이라이트는 호칭 논란이었다.
북한 선수단은 한국 취재진이 기자회견장에서 '북한' 또는 '북측’이라 표현하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라는 공식 명칭을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조선중앙TV 등 공식 매체에서 한국을 '괴뢰'로 표기해 쓴웃음을 짓게 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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