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 "LoL, 알고 나면 우리 할머니도 즐길 정도의 매력" [항저우AG]
현지서 대한체육회 주관 메달리스트 인터뷰 진행
"e스포츠가 더 큰 무대서 즐거움 드리는 종목됐으면"
- 박소은 기자, 이상철 기자
(항저우=뉴스1) 박소은 이상철 기자 =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선수들이 '대한민국 시대'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한국 롤 대표팀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상대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저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존 스포츠 팬들에겐 'e스포츠'가 생소하겠지만,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하고 경쟁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투지와 영감을 준다면 또 다른 의미를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롤 대표팀은 30일 오전 중국 항저우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롤 국가대표팀은 △제우스(최우제·19) △카나비(서진혁·22) △페이커(이상혁·27) △쵸비(정지훈·22) △룰러(박재혁·24) △케리아(류민석·20)로 구성됐다.
선수들은 e스포츠가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그 무대에서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국가 대항전을 경험하는 게 선수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컨디션 난조로 예선 카자흐스탄전에만 출전했던 페이커는 "출전 못해 기여는 못했지만, 선수촌 생활을 하고 대회 기간 함께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e스포츠가 올림픽 등 더 큰 무대에서 즐거움을 드리는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롤이라는 게임의 진입 장벽 관련 질문도 나왔다. 페이커 이름을 들은 이들은 많아도, 롤이란 게임은 알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여서다.
페이커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라고 자신 있게 생각한다"며 "부모 세대는 이 게임을 잘 모르겠지만, 자녀들과 같이 보면 큰 기쁨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롤은 우리 할머니도 지켜볼 정도다. 이 게임을 알고 나면 모든 세대들도 즐길 수 있다'며 "그것이 롤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첫 정식종목으로 편입된 소감도 전했다. e스포츠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페이커는 "스포츠라고 하면 '몸을 움직이고 활동한다 생각하는 게' 고정관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보다 중요한 건 경기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그런 모습들이 많은 분들에게 투지와 영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 금메달 따는 우리의 모습들이 다른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페이커'로 부상한 쵸비도 소감을 밝혔다. 쵸비는 카자흐스탄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를 페이커 대신 출전했다. 국내 정규 리그에서 3연속 페이커를 상대로 승리한 경험이 있을 정도의 강자다.
쵸비는 "내 시대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롤은 역시 '한국'이 가장 잘한다"며 "국가대표 팀원 모두가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낸 것이고, 대한민국 시대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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