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에멧, 생애 첫 UFC 타이틀 도전 "부상도 날 막지 못해"
두 차례 큰 부상 당했지만 오뚜기 정신으로 극복
12일 로드리게스와 페더급 잠정 타이틀전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UFC 파이터는 극한직업이다. 고된 훈련을 하며, 매 경기 심각한 부상의 위험을 안고 싸운다. 장기 부상이라도 당하면 일년 내내 수입이 완전히 끊기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파이터들이 세계 최강의 파이터가 되는 날을 그리며 참고 견딘다.
오는 12일 UFC 페더급 잠정 타이틀전에 나서는 조쉬 에멧(37·미국)은 극한의 시련을 이겨낸 파이터다. 에멧은 선수 생명이 끝날 뻔한 장기 부상을 두 차례나 입었지만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서 마침내 야이르 로드리게스(30·멕시코)와 잠정 타이틀을 놓고 격돌한다.
에멧은 오랜 시간 무명 파이터였다. 명문팀 '팀 알파메일'에서 전 UFC 밴텀급 챔피언 코디 가브란트를 비롯해 채드 맨데스, 유라이어 페이버와 같은 유명 선수들의 훈련 파트너 역할을 했지만 정작 본인의 이름은 알리지 못했다.
그러던 2017년 에멧은 단기 대체 오퍼를 받아 들어간 경기에서 UFC 페더급 톱 랭커 리카르도 라마스를 KO시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32살의 나이에 찾아온 첫 번째 기회였다.
에멧은 바로 미국 폭스 지상파에서 생중계되는 대회의 메인 이벤트를 맡아 제레미 스티븐스와 싸웠다. 하지만 2라운드 스티븐스의 왼손 훅에 이은 엘보 파운딩을 맞고 KO당하며 왼쪽 안면 전반에 골절상을 입었다. 특히 안와 골절이 심해 안구를 적출해야 될 수도 있는 큰 위기였다.
다행히 세 번의 수술과 재활을 거쳐 에멧은 13개월 만에 다시 옥타곤에 돌아올 수 있었다. 다시 3연승을 기록하며 정상을 노렸으나 이번엔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0년 판정승을 거둔 셰인 버고스와의 경기에서 에멧은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포함 무릎 부위에만 5군데 부상을 입었다.
이번에도 에멧은 수술과 재활을 거쳐 18개월 만에 옥타곤에 복귀했다. 그리고 댄 이게와 캘빈 케이터를 연파하고 랭킹 5위에 진입해 마침내 타이틀 컨텐더가 됐다.
에멧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다 치료했고, 이겨내고 넘어갔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내 목표는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이고, 그 무엇도 내가 목표를 이루는 걸 방해할 수 없다"며 타이틀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번 UFC 페더급 잠정 타이틀전은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이슬람 마카체프의 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잠정 챔피언은 챔피언이 복귀할 때 통합 타이틀전을 치를 자격을 얻고, 챔피언이 복귀하지 못할 경우 정식으로 챔피언 자리를 승계한다.
만약 볼카노프스키가 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에멧은 타이틀 도전권을 랭킹 2위 로드리게스에게 뺏기고 또 한 번 다른 상대와 싸워야 했을 수도 있다. 에멧은 "일이 이렇게 풀려서 기쁘다. 종합격투기(MMA)에서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도 없다"고 타이틀전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상대 로드리게스는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파이터다. 태권도 검은띠인 로드리게스는 레그킥과 보디킥, 헤드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원거리 타격전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근거리에서는 변칙적인 엘보우 공격에도 능하다. 2018년 정찬성과 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버저비터 엘보우 KO가 대표적이다.
에멧은 치열한 경기를 예상하고 있다. 그는 "로드리게스는 훌륭한 파이터다. 그가 세계 최고 중 하나인 이유가 있다. 그는 역동적이고, 맞히기 어려우며, 예측불가능하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그래서 약점을 찾기 어렵다.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자신이 있다. 로드리게스의 킥에 대비해 킥복싱 챔피언 출신인 UFC 라이트급 비아체슬라프 보르쇼프, 로드리게스와 싸워본 경험이 있는 UFC 페더급 안드레 필리와 함께 훈련하며 맞춤형 전략을 준비했다.
에멧은 "로드리게스의 영상을 많이 봤다. 10주 캠프 안에는 결코 바로 잡을 수 없는 버릇을 공략하려고 한다"며 "내가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나를 이길 수 없다. 승리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다 사용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장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라 김치를 즐겨먹는다는 에멧은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로부터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고 있다. 한국에 방문하는 게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superpow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