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김민석, 2024년 2월 복귀…2026 동계올림픽 출전 길은 열렸다
선수촌 내 음주운전 사고로 1년6개월 자격 정지
징계 해제 후 올림픽 준비 시간 2년 주어져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합숙 훈련 중 음주운전 사고를 낸 김민석(23·성남시청)이 1년6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선수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중징계라고 강조했지만, 김민석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길이 열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8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한 뒤 김민석에 대해 "음주운전 및 음주소란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 훼손했다"며 1년6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7월22일 밤 정재웅(성남시청), 정재원(의정부시청), 정선교(스포츠토토)와 음주를 한 김민석이 자신의 차량을 직접 몰아 진천선수촌 내 도로 보도블록 경계석과 출동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민석은 사고 17일 뒤 연맹의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김민석은 함께 징계를 받은 정재웅(1년), 정선교(6개월), 정재원(2개월)과 비교해 징계 수위가 더 높았다.
김성철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선수들의 장래를 보호하기 위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지는 않았다"고 일축한 뒤 "연맹이 내린 처벌과 별개로 이보다 더 무거운 형사적 처벌도 뒤따를 수 있다. 운동선수들에게는 치명적 징계다. 다른 종목과 비교해도 (자격 정지 기간이) 짧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민석은 이번 징계로 1년6개월 동안 국가대표는 물론 소속팀에서도 공식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기량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체계적 지도를 못 받고 실전도 치를 수 없어 선수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됐다.
그렇지만 음주운전을 살인 행위로 보는 사회적 인식을 고려하면 징계 수위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김 위원장은 "올림픽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참작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김민석은 2024년 2월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공백이 길지만 개인 3번째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현지시간으로 2026년 2월6일 개막해 26일 폐막한다. 김민석에게는 올림픽을 준비할 2년의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김민석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중거리 간판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팀추월 은메달과 남자 1500m 동메달,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남자 1500m 동메달을 딸 정도로 세계적 기량을 갖췄다.
징계 해제 후 곧바로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없겠지만, 꾸준한 대회 출전 등으로 실전 감각을 회복하면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또 중거리에서 김민석을 위협할 만한 선수도 없다. 앞서 2019년 후배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이승훈도 복귀 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민석은 현역 은퇴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현역 은퇴에 대해) 잘 모르겠다. 징계가 결정된 뒤에 향후 계획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뼈저리게 후회하고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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