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2014] 女계주대표, 위기의 쇼트트랙·한국 선수단 구했다
8년만의 '金', 세계최강 재확인…막현던 金맥 뚫어
선수단 분위기 반전 성공, 김연아 금빛 연기 청신호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 대표팀 선수들이 플라워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14.2.18/뉴스1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이동원 기자
</figure>여자 계주 대표팀이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위기에 빠진 쇼트트랙과 한국 선수단을 구했다.
박승희(22·화성시청), 심석희(17·세화여고), 조해리(28·고양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대표팀이 18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팰리스에서 벌어진 대회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9초498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에서 첫번째로 나온 금메달이자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두 번째 금빛 메달이다. 또 8년만에 되찾은 이 종목 금메달이기도 하다.
한국은 1994 릴레함메르 올림픽부터 2006 토리노 올림픽까지 같은 종목에서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강국이었다.
그러나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기록상 1위를 차지했으나 반칙 판정으로 아쉽게 정상의 자리를 내주며 '노 메달'수모에 시달렸다.
한국은 절치부심한 끝에 소치 올림픽에 나섰으나 남자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혹평속에 메달 획득에 실패하고 있다.
여자팀은 박승희, 심석희가 500m와 1500m에서 각각 동, 은메달을 따냈지만 전통적인 효자종목의 체면을 살리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한국 쇼트트랙은 부메랑이 돼 돌아온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어두운 그림자에 시달렸다.
안현수는 지난 2006 토리노 올림픽 당시 남자 쇼트트랙 3관왕(1000m, 1500m, 5000m계주)을 차지한 한국팀 부동의 에이스였다.
이후 부상과 파벌 논란 등에 휩싸이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남자 1000m 금메달에 이어 1500m 동메달을 목에 걸며 8년만에 다시 선 올림픽 무대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더욱이 5000m계주 결승에 선착한데 이어 이날 열린 500m 준준결승에도 여유있게 올라 토리노 대회 이후 3관왕 도전 채비도 마쳤다.
안현수의 이같은 선전에 빙상연맹이 사면초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런 안현수를 러시아로 귀화하게 한 쇼트트랙계의 고질적인 파벌 문제와 부조리가 불거지면서 빙상연맹은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안현수 문제가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히면서 빙상연맹은 정부의 감사까지 각오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지에 있는 선수단 분위기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여자 계주 대표팀의 금빛 질주는 이런 충격에서 일정 정도 벗어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다.
더불어 막혀있던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사냥에도 숨통의 트이게 됐다.
한국은 이전까지 '금메달 4개를 따 종합 7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였다. 대회 초반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모태범(25)과 이승훈(26·이상 대한항공)의 부진이 컸다.
여자 쇼트트랙 계주 경기 전까지 한국이 따낸 메달은 금, 은, 동 1개씩을 합친 3개가 전부였지만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잠시 후 밤 10시부터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또 20, 21일 0시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또 22일에는 쇼트트랙에서 다시 한번 시상대를 겨냥한다. 남자 대표팀의 박세영(21·단국대)과 이한빈(26·성남시청)이 500m 준준결승에 합류한 상태다.
박승희, 심석희, 김아랑도 여자 쇼트트랙 1000m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이 남은 경기에서 몇개의 메달을 추가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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