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2014] 김연아, 3중고 넘어 金 도전…'텃세·순서·부담감'

20일 0시 쇼트프로그램 출전…26년만에 2연패 시동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선율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2014.2.18/뉴스1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이동원 기자

</figure>결전의 날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자신을 둘러싼 장애물을 넘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20일 0시(이하 한국시간) 벌어지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위대한 업적을 향한 시동을 켠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2연패를 노린다.

소치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여왕의 고별전에 더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소치 동계올림픽 미국 주관방송사인 NBC는 김연아의 경기를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3가지 경기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또 '영원한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24)와 러시아 피겨의 '샛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의 맞대결 구도 역시 경기를 앞두고 팬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실력만 발휘한다면 2연패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가장 큰 장애물은 러시아의 홈 텃세가 떠오르고 있다.

신설된 단체전에서 빼어난 기량을 선보인 리프니츠카야를 향한 러시아 팬들의 응원은 일방적이다.

현지 언론도 '김연아와의 승부는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지난 11일 범유럽 스포츠방송네트워크 '유로스포르트' 러시아어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리프니츠카야가 이미 심판들의 마음속에서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와 대등해졌다는 것이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틈타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자칫 심사 위원들에게 심리적 동요를 줄수도 있다.

자국에서 열리는 만큼 리프니츠카야가 유리한 판정을 받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올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감도 자칫 김연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더욱이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관하는 메이저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도전자들의 아성에 직면하고 있다.

경기 순서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올림픽 참가 선수 중 랭킹 15위(세계랭킹 29위)인 김연아는 6명씩 한 조로 편성된 이번 조추점에서 3조 5번째로 연기를 시작한다. 출선선수 30명 중 17번째다.

상위 랭킹 12명은 4~5조에 배치했다.

한 조가 끝날 때마다 정빙을 하는 피겨에서 김연아는 앞서 4명이 연기를 펼친 다음 경기를 갖는다.

경기가 열릴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의 빙질이 좋은 편이 아니라 자칫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선수단의 전체적인 부진도 김연아에게 중압감이 될 수 있다.

당초 금메달 4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7위에 오르려던 한국은 18일 오후 4시 현재 금, 은, 동메달을 1개씩 얻는데 그쳐 17위에 머물러 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선율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4.2.18/뉴스1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이동원 기자

</figure>그러나 김연아는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해낸다는 각오다.

김연아는 소치로 출국하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은퇴무대가 올림픽이라 다른 대회보다 더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면서도 "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항상 그랬듯이 그날의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어 리프니츠카야에 대해서는 "이제 갓 시니어에 데뷔한 선수이기 때문에 그 선수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다른 선수들의 성적에 신경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준비한만큼 잘 보여주고 오겠다"는 여왕다운 여유를 전하기도 했다.

연기 순서도 최상은 아니지만 최악일 이유도 전혀 없다.김연아는 경쟁자들보다 앞서 연기를 갖는다.

경쟁자인 리프니츠카야는 5조 첫 번째(25번)다. 마오는 마지막 순서(5조 6번째)로 연기를 갖는다.

상대적으로 세계랭킹이 낮은 선수들 사이에서 김연아의 연기는 독보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자들의 점수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김연아의 연기 예정시간은 20일 새벽 2시24분이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