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어머니 "끝까지 잘했어, 우리 딸 훌륭해"

서울 자택서 메달 아쉬움 잊은 채 박수 치며 딸 격려
이상화, 1000m서 1분15초94 12위…소치 일정 마감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의 부모 이우근(앞줄 가운데), 김인순(뒷줄 세번째)씨가 14일 새벽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 출전한 이 선수의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이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1분 15초 94의 기록으로 전체 36명 선수 중 12위를 기록했다. 2014.2.14/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figure>14일 새벽(한국시간)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 출전한 이상화(25·서울시청)가 마지막 힘마저 끌어내며 결승선에 발을 내딛었다. 기록은 1분15초94로 36명 가운데 12위.

이날 자정쯤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이상화의 얼굴이 TV중계 화면에 클로즈업되자 어머니 김인순씨는 화면에 손을 뻗어 흔들며 "상화야, 힘내라. 화이팅"을 외쳤다.

"메달 너무 기대하지마. 다들 긴장하지 말고요. 메달 못 따도 돼. 편안하게 보고 맥주 파티나 하자고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 중계가 임박한 13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이상화의 자택에는 일가 친척들과 취재진이 몰려 거실을 가득 메웠다.

전날 이상화가 이뤄낸 올림픽 2연패 쾌거 때문일까.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경기를 기다리던 이상화의 아버지 이우근씨는 연신 농담을 던지며 거실을 메운 취재진과 친지들의 긴장을 풀어냈다.

"저기서 밖으로 너무 많이 나갔어. 한 발 먼저 들어갔어야 하는데."

오후 10시45분쯤. 1000m 경기를 앞두고 전날 새벽 치른 여자 500m 대회 장면이 재방송됐다. 이상화가 출전해 12년만에 올림픽 기록을 경신한 완벽에 가까운 경기였지만 아버지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상화의 집 거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메달은 아버지의 꼼꼼한 지도의 결과였다.

이날 경기에서 이상화는 네덜란드 로터 반 베크와 함께 마지막 조인 18조에 배정됐다. 아웃코스에 배정된 이상화는 첫 200m를 17.63으로 가장 빠른 기록을 냈다. 이후에도 이상화는 속도를 유지했지만 600m 이후부터 속도를 늦추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끝까지 잘했어. 우리 딸 훌륭해"

이상화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허리를 펴자 그제야 어머니는 메달의 아쉬움도 잊은 채 딸을 격려했다. 1분15초94 동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마지막 조금만 더"를 외치며 박수를 멈추지 않던 어머니 김씨의 목소리에 아쉬움은 없었다.

이상화의 1000m 메달 도전 좌절에 친지들도, 취재진도 "아쉽다"는 말을 남긴 채 하나 둘 자리를 떠났지만, 아쉬움도 잊은 채 딸을 격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금메달'만큼이나 한결같은 빛깔이었다.

hong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