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국가대표 은퇴 발언 사실상 철회

"배구협 답변오면 국가대표 은퇴 없을 것"
"최소한의 관심과 소통 필요했었다"

김연경 선수가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입장을 발표한 뒤 나오고 있다.2013.7.23/뉴스1 © News1 최영호 기자

</figure>'소속 분쟁'을 겪고 있는 여자 배구선수 김연경(25)이 '국가대표 은퇴'라는 초강수에서 한발 짝 물러섰다.

김연경은 지난 15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배구협회(KVA)에 질의한 8가지 내용에 관한 답변을 25일까지 주지않을 경우 국가대표를 은퇴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KVA는 지난 23일 '협회 내 절차가 있어 이번 달 내로 회신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김연경 측에 전달했다.

이에 김연경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배구협회가 질의에 대해 규정을 근거로 명확하게 답변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협회가 이달 말까지 답변을 주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저 또한 반드시 약속을 지켜 국가의 부름에 성실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가대표 은퇴 발언을 철회한 것이다.

김연경은 "제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국가대표 신분을 이용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진심으로 제가 원하는 것은 선수들의 정당한 권리 회복과 이를 위한 최소한의 소통과 관심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이 같이 전했다.

김연경은 또 이날 배구협회가 흥국생명에 보낸 국가대표팀 소집 공문을 현재 계약기간 중에 있는 터키 페네르바체 구단에 발송해줄 것도 공식 요청했다.

페네르바체 구단은 김연경의 에이전트사인 인스포코리아를 통해 '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차출 협조 공문이 온다면, 김연경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위해 활약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사인 인스포코리아도 "지난 15일 기자회견 당시 흥국생명과 한국배구연맹, 대한배구협회에 요청했던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김연경이 기자회견을 통해 얻고자했던 '최소한의 조건'을 거의 채운 셈"이라며 "답변 내용의 타당성을 떠나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소통과 관심'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연경측은 여전히 흥국생명에 대한 앙금을 드러냈다.

인스포코리아는 "흥국생명에게 2012년 7월 1일 이후 김연경의 'Club of Origin'(클럽 오브 오리진·계약기간 중에 있는 구단) 존재 여부에 대해 배구협회를 통해 국제배구연맹(FIVB)에 질의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흥국생명은 국제배구연맹 공지에서 '선수는 당사 소속'이라는 결정을 했으니 재질의 요청은 적절치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해결의 결정적 용어(key word)인 'Club of Origin'에 대해서는 '당사 소속'이라고 한글로 표현함으로써 핵심을 흐렸다"고 덧붙였다.

또 "이는 국제배구연맹 규정상 'Club of Origin'과 지난해 9월 7일 합의서의 현 배구연맹 규정상 '원소속구단'의 의미가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국제배구연맹이 이를 동일하게 인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명이 없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 답변이라 할 수 있다"며 "게다가 'Club of Origin'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질의하면서, 마치 같은 질의를 한 적이 있는 것처럼 '재질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구연맹 상벌위원회는 김연경의 앞선 질의에 대해 "김연경의 임의탈퇴공시는 적합하다고 판단, 이에 이의신청을 기각한다"고 답했다. 배구협회 역시 김연경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연경은 "현 상황의 완벽한 해결을 위해 배구협회의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