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웠던 韓 농구, 파격적 세대교체 후 희망 쐈다…"높이 보완은 과제"
일본과 원정 평가전서 1승1패
이정현·유기상 등 고른 활약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동안 어둔 터널에 갇혔던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에서 선전하며 희망을 남겼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은 5일과 7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대표팀과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을 갖고 8일 귀국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접전 끝에 85-84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80-88로 아쉽게 졌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50위인 한국은 24계단 높은 일본(26위)을 만나 열세가 예상됐으나 기대 이상의 경기를 펼치면서 전망을 밝혔다.
최근 한국 농구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로 마친 한국은 추일승 감독에서 안준호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세대교체를 천명한 안 감독은 일본과 평가전을 준비하면서 30대 베테랑들을 대거 제외하고 기동력 있는 20대 젊은 피들을 발탁했다.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하던 유기상, 박인웅, 이원석, 이두원 등 젊은 선수들이 합류, 선수들 평균 나이가 24세의 젊은 팀을 꾸렸다. 1996년생 변준형이 이번 명단에서 최고참이었을 만큼 연령대가 낮았다.
라건아, 김종규, 김선형 등 그동안 대표팀을 지탱하던 선수들이 빠진 데다가 소집 훈련도 나흘밖에 되지 않아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최정예 멤버를 꾸려 한국보다 크게 앞선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젊어진 한국은 빠른 공수 전환과 외곽 능력에서 강점을 보였다. 특히 이정현은 1차전에서 27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면서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를 굳혔다.
차세대 빅맨 하윤기의 골 밑 존재감도 빛났다. 하윤기는 1차전에서 자신보다 크고 힘이 좋은 선수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이정현 다음으로 많은 15점을 올렸다.
이제 갓 신인 딱지를 뗀 유기상은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음에도 2차전에서 3점 슛 5개를 포함해 17득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완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공격에서는 활발히 움직였지만 수비에서는 조직력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보였다. 특히 귀화 선수 없이 꾸려진 대표팀은 일본의 귀화 선수인 조시 호킨슨을 막지 못했다.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자 확률 높은 골밑 싸움도 이길 수 없었다.
일본과의 2연전에서 경기력에 대한 희망과 미비점을 동시에 느낀 한국은 더욱 냉정한 자세로 11월 열리는 FIBA 아시아컵 예선을 준비한다.
기량이 우수한 자원들을 확보된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대표팀 운영 계획과 시스템, 귀화 선수 영입 등 협회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한국 농구의 암흑기는 예상보다 일찍 종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투혼을 확인했다. 팀보다 훌륭한 개인은 없다는 말처럼 선수들이 좋은 팀워크를 이뤄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며 "그러나 장신 선수 육성은 매우 시급하다. 특히 귀화 선수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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