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고의 별' 알바노 "내가 MVP? 놀랍고 기뻤다"
111표 중 50표 획득, 동료 강상재 3표 차로 따돌려
"최고의 주장 강상재 덕분에 MVP 수상 가능"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로농구 정규리그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필리핀 출신의 가드 이선 알바노(DB)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알바노는 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국내선수 MVP를 차지했다. 알바노는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필리핀 출신의 알바노가 국내선수 MVP를 수상한 것은 KBL 규정 때문이다. 2020-21시즌부터 아시아 쿼터제를 도입한 KBL은 아시아 선수를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 국적이 아닌 선수가 국내선수 MVP를 받은 만큼 논란도 있지만, 알바노는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KBL 규정으로 인해 외국선수 MVP가 아닌 국내선수 MVP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 내게 투표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바노는 올 시즌 DB의 야전사령관으로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정규리그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47초를 뛰면서 15.9점과 3리바운드 6.6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다.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이정현(6.61개·소노)에 0.01개 차 뒤진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득점 11위, 스틸 6위를 차지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국내선수 MVP 수상을 장담할 수 없었다. DB 우승의 또다른 주역인 강상재, 그리고 어시스트·스틸·3점 슛 부문 1위를 차지한 이정현이 강력한 경쟁자로 평가됐다.
예상대로 국내선수 MVP 경쟁은 치열했다. 알바노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11표 중 50표를 받아 강상재(47표)를 단 3표 차로 따돌리며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알바노는 "강상재가 수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베스트5와 기량발전상까지 받아) 5관왕을 한 이정현도 강력한 라이벌로 생각했다.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했는데, 국내선수 MVP로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정말 놀랍고 기뻤다"고 웃었다.
아쉽게 MVP를 놓친 강상재에 대해서는 "강상재도 충분히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 강상재가 없었다면 나도 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최고의 주장"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이날 알바노는 아버지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원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은 뜻깊은 날이지 않은가. 그래서 14세 때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념하고 싶어 목걸이를 착용했다. 아버지와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DB와 계약이 만료되는 알바노는 팀에 남고 싶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나는 물론 가족도 한국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KBL 역시 경쟁력 있는 리그이고, DB도 마음에 든다. 다음 시즌에도 DB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정현에게 밀려 어시스트 2위가 됐는데, 이정현이 정말 대단한 선수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어시스트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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