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박지수도 '우리은행 천하' 막지 못했다…"더 단단해져 돌아오겠다"
지난해 공황장애로 고생하다 올 시즌 복귀
챔프전 11경기 연속 더블더블 등 기록 빛 바래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여자 프로농구 청주 KB의 에이스 박지수(26)도 아산 우리은행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압도적인 기량을 바탕으로 자신의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으나 조직력으로 무장한 상대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KB는 30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우리은행에 72-78로 졌다.
정규시즌을 27승3패로 마친 KB는 2021-22시즌 이후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렸지만,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많은 선수가 있지만 KB에서 기둥 역할을 했던 센터 박지수의 아쉬움이 가장 컸다.
박지수는 2016년 KB 우승 이후 2차례(2018-19, 2021-22시즌)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 전열에서 이탈했다. 박지수의 부재로 KB는 2022-23시즌 5위로 추락했다.
건강을 회복한 이번 시즌은 달랐다. 정규시즌 압도적인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지난 1월 열린 WKBL 올스타전에서도 MVP를 차지했다. 남은 목표는 챔프전 우승뿐이었다.
박지수는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을 향한 견제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물음에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정규시즌 때 하던 대로만 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지수는 부천 하나원큐와 4강 플레이오프부터 맹위를 떨쳤다. 평균 33분28초 동안 19.7점 16.3리바운드 3.3어시스트에 1.3개의 블록슛으로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챔프전 활약도 대단했다. 4경기 평균 35분59초를 소화하며 24점 17.3리바운드 2어시스트 1.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2차전에서는 챔프전 역대 최초의 30-20(37점 20리바운드)이라는 괴력을 발휘했고, 챔프전 11경기 연속 더블더블 행진도 이어갔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박지수도 지쳐갔다. 3차전부터는 심판의 반칙 콜이 나오지 않을 때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박지수는 4차전 남은 힘을 짜내 끝까지 상대와 맞섰으나 위성우 감독의 조련 아래 체계적인 조직력을 갖춘 우리은행을 이기지 못하며 결국 트로피를 내줘야 했다.
경기 후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던 이내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박지수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40분이라는 경기 시간이 그저 힘들고 길게만 느껴졌고 참 많이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며 "팬들의 응원에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나의 부족함을 반성하며 더욱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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