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들어간 여자농구, 전반기는 KB·우리은행 '2강' 다툼

준우승팀 BNK 부진, 하나원큐는 예상 밖 약진

KB스타즈 강이슬(왼쪽부터), 김완수 감독, 박지수가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숨가쁘게 달려온 2023-24 여자프로농구가 약 2주 간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팀당 16~17경기를 치른 여자프로농구는 어느 정도 판도의 윤곽이 나왔다.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이 선두권을 형성했고 지난 시즌 준우승팀 부산 BNK는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2021-22시즌 통합 우승 후 지난 시즌 5위로 부진했던 KB는 올 시즌 다시 강팀의 위용을 되찾았다. 지난해 공황장애 진단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코트로 돌아온 박지수가 팀의 기둥을 맡고 있다.

박지수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평균 29분52초를 뛰는 동안 20.53득점(1위) 16.59리바운드(1위) 1.65블록(1위)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를 휩쓸고 있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외곽에서 존재감이 굳건하고 볼 핸들러 허예은의 경기 조율 능력도 수준급이다.

탄탄한 스쿼드를 바탕으로 공수에서 약점을 찾기 힘든 팀으로 거듭난 KB는 15승2패로 선두를 유지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KB에 대항할 팀은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KB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우리은행은 14승2패를 기록, 선두에 0.5경기 뒤진 2위에 위치해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KB가 취청이는 사이 압도적인 레이스로 정규리그를 제패한 뒤 챔피언 결정전에서 BNK를 꺾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도 흐름 자체은 좋다. 박지현과 김단비가 여전히 중심을 잘 잡고 있고 최이샘이 영리한 플레이로 이들을 받치고 있다.

그러나 유승희, 박혜진 등 부상자가 속출하며 지난 시즌 만큼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선수들이 지쳐가는 시점에서 올스타 휴식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후반기 KB를 선두 자리에서 끌어 내리겠다는 각오다.

23일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의 경기, 우리은행 김단비가 동료들과 소통하고 있다. 2023.3.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BNK는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핵심 코어 김한별이 부상으로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면서 침체기가 이어졌다.

이소희와 진안이 팀 득점을 책임지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저조해 5위(4승13패)로 처졌다.

꼴찌(6위) 인천 신한은행(2승14패)에 겨우 1.5경기 차 앞서 있어 자칫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특히 지난해 12월 사무국장이 단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신고하는 등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라 후반기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2019-20시즌을 3위로 마친 뒤 5위, 6위, 6위로 하위권을 전전했던 부천 하나원큐는 4위(6승10패)로 도약해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오프시즌 베테랑 김정은을 FA로 데려오고 김시온을 트레이드 영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선수 보강을 한 효과를 보고 있다.

전반기 막판 삼성생명과 2연전을 모두 내주는 바람에 3위 삼성생명(8승8패)에 2경기 뒤져 있지만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

2012년 창단한 하나원큐는 플레이오프 기록이 없다. 2015-16시즌 2위로 마친 뒤 챔프전에서 준우승했지만 한국계 혼혈선수인 줄 알았던 첼시 리의 '혈통 사기극'이 벌어져 그 시즌 모든 팀 기록이 삭제됐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특별귀화 추천 심의에서 첼시 리(27·KEB하나은행)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4.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019-20시즌은 3위를 기록하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았다.

봄 농구의 염원이 큰 하나원큐가 지금의 성적을 후반기에도 잘 유지하면 플레이오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도 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