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들어간 여자농구, 전반기는 KB·우리은행 '2강' 다툼
준우승팀 BNK 부진, 하나원큐는 예상 밖 약진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숨가쁘게 달려온 2023-24 여자프로농구가 약 2주 간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팀당 16~17경기를 치른 여자프로농구는 어느 정도 판도의 윤곽이 나왔다.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이 선두권을 형성했고 지난 시즌 준우승팀 부산 BNK는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2021-22시즌 통합 우승 후 지난 시즌 5위로 부진했던 KB는 올 시즌 다시 강팀의 위용을 되찾았다. 지난해 공황장애 진단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코트로 돌아온 박지수가 팀의 기둥을 맡고 있다.
박지수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평균 29분52초를 뛰는 동안 20.53득점(1위) 16.59리바운드(1위) 1.65블록(1위)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를 휩쓸고 있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외곽에서 존재감이 굳건하고 볼 핸들러 허예은의 경기 조율 능력도 수준급이다.
탄탄한 스쿼드를 바탕으로 공수에서 약점을 찾기 힘든 팀으로 거듭난 KB는 15승2패로 선두를 유지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KB에 대항할 팀은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KB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우리은행은 14승2패를 기록, 선두에 0.5경기 뒤진 2위에 위치해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KB가 취청이는 사이 압도적인 레이스로 정규리그를 제패한 뒤 챔피언 결정전에서 BNK를 꺾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도 흐름 자체은 좋다. 박지현과 김단비가 여전히 중심을 잘 잡고 있고 최이샘이 영리한 플레이로 이들을 받치고 있다.
그러나 유승희, 박혜진 등 부상자가 속출하며 지난 시즌 만큼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선수들이 지쳐가는 시점에서 올스타 휴식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후반기 KB를 선두 자리에서 끌어 내리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BNK는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핵심 코어 김한별이 부상으로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면서 침체기가 이어졌다.
이소희와 진안이 팀 득점을 책임지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저조해 5위(4승13패)로 처졌다.
꼴찌(6위) 인천 신한은행(2승14패)에 겨우 1.5경기 차 앞서 있어 자칫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특히 지난해 12월 사무국장이 단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신고하는 등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라 후반기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2019-20시즌을 3위로 마친 뒤 5위, 6위, 6위로 하위권을 전전했던 부천 하나원큐는 4위(6승10패)로 도약해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오프시즌 베테랑 김정은을 FA로 데려오고 김시온을 트레이드 영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선수 보강을 한 효과를 보고 있다.
전반기 막판 삼성생명과 2연전을 모두 내주는 바람에 3위 삼성생명(8승8패)에 2경기 뒤져 있지만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
2012년 창단한 하나원큐는 플레이오프 기록이 없다. 2015-16시즌 2위로 마친 뒤 챔프전에서 준우승했지만 한국계 혼혈선수인 줄 알았던 첼시 리의 '혈통 사기극'이 벌어져 그 시즌 모든 팀 기록이 삭제됐다.
2019-20시즌은 3위를 기록하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았다.
봄 농구의 염원이 큰 하나원큐가 지금의 성적을 후반기에도 잘 유지하면 플레이오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도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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