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하지 못한 슈터 전성현·김민욱…빛 보지 못 한 김승기 감독의 작전
전성현에 쏠리는 수비, 김민욱으로 극복 못해
김승기 감독 "전성현-최현민 호흡 잘 맞아"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시즌 고양 소노는 빈약한 선수 자원 탓에 크게 애를 먹고 있다. 국가대표 가드 이정현과 3점슈터 전성현이 있지만, 이들이 막히면 내주는 경기가 많다. 최근엔 이정현의 부상 이탈 속 8연패에 빠졌다.
김승기 감독은 슛이 좋은 빅맨 김민욱을 전성현과 함께 붙여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이마저도 빛을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수원 KT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김민욱은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을 얻고 데이원(현 소노)으로 이동했다. 당시 데이원은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놓였지만 김민욱은 과거 안양 KGC 시절 스승이었던 김 감독을 보고 과감한 결정을 했다.
다행히 데이원 해체 후 소노가 재창단하며 김민욱도 마음 편히 새 팀에 둥지를 틀었다. 김 감독은 자신을 믿고 어려운 결정을 한 김민욱을 적극 기용하려 했다.
마침 김민욱은 205㎝라는 큰 신장에 비해 3점슛 능력이 좋아 김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과도 같았다. 김 감독은 전성현에게 수비가 쏠릴 때 김민욱이 외곽에서 한 방을 터트려주길 바랬다.
김민욱은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1라운드 때 다소 고전했지만 2라운드부터 조금씩 장점을 드러냈다. 이정현과 전성현이 수비를 끌고 다니며 생긴 공간에서 쏠쏠하게 득점을 올렸다.
이에 더해 이정현과 치나누 오누아쿠의 활약까지 이어지며 소노는 12월 초 공동 5위까지 올랐다. 김민욱을 활용하는 작전상 주포 전성현의 득점이 예년에 비해 확 줄었지만 팀 성적이 좋아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김민욱의 슛 감각이 들쑥날쑥하면서 점차 한계가 드러났다. 큰 신장에 비해 골 밑 장악력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였다.
이 때쯤 볼 핸들러 이정현마저 대구 한국가스공사전(12월10일)에서 어깨를 다치며 소노의 패스 길이 막혔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같은 작전으로 김민욱을 살리려 했으나 수를 읽힌 상황에서 김민욱은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았다.
상대 수비는 여전히 김민욱 대신 전성현만 밀착 마크했고, 그러자 전성현의 공격력도 위력을 잃었다.
결국 소노는 5일 KT전부터 2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까지 내리 8연패를 당했다. 거의 매 경기 원맨쇼를 펼치다시피 하던 이정현의 공백 탓이 크지만 전성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김 감독의 작전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김 감독은 결국 24일 현대모비스전에서 전성현과 김민욱을 따로 기용했다. 둘은 1초도 함께 뛰지 않았다.
김민욱 대신 최현민이 전성현과 호흡을 맞췄다. 최현민은 김민욱보다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수비력이 좋아 전성현의 부담을 덜었다.
이날 경기는 소노가 72-92로 대패했다. 그래도 23일 원주 DB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전성현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넣으며 슛감을 회복한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김 감독은 현대모비스전 이후 "(전)성현이가 (최)현민이와 더 잘 맞는 부분이 있어 오늘은 (김)민욱이 대신 현민이를 성현이와 붙였다"며 "성현이와 민욱이가 또 같이 뛸 수도 있다. 상대 팀 유형에 따라 조합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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