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발 '외인 FA' 중 헤이수스는 KT 품으로…후라도의 행선지는

키움, 원투펀치 재계약 불발 뒤 보류권 행사 안해
KT, 벤자민 대신 헤이수스…후라도는 삼성 등 거론

올해 키움에서 뛰었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내년엔 KT 유니폼을 입는다. (KT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관심을 모았던 키움 히어로즈 출신의 '외인 FA' 중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의 거취는 결정됐다. 아리엘 후라도(28)의 영입전에서 승리할 팀은 누구일까.

KT 위즈는 지난 1일 헤이수스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달러·연봉 8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에서 뛰었던 좌완 투수다. 후라도와 함께 최하위 키움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는데 재계약이 불발됐다.

둘 다 정상급 활약을 펼쳤음에도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것은 키움의 팀 사정과 연관돼 있다. 키움은 내년 시즌 타자 2명에 투수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해 공격력을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내년 시즌 역시 상위권 도약보다는 '리빌딩'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에 몸값이 높아질 두 선수와의 재계약보다는 새로운 투수(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눈에 띈 것이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태업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팀이 '보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기존 팀의 보류권 풀리지 않으면 KBO리그 내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다.

올해 키움에서 활약했던 헤이수스. /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그러나 키움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후라도와 헤이수스 모두에게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아 타 팀 이적이 가능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다른 팀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헤이수스 영입전의 승자는 KT였다. KT는 지난 3시즌 간 함께하며 'LG 킬러'의 명성을 가졌던 웨스 벤자민과 결별하고, 헤이수스를 영입했다.

헤이수스는 올해 30경기에서 13승11패 평균자책점 3.68에 178탈삼진을 기록했고 171⅓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탈삼진 2위,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7위, 이닝 5위 등으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는 성적이었다.

같은 좌완에 나이는 3살 어리고, 무엇보다 올해 성적이 벤자민과 비교해 크게 우위를 점하기 때문에 KT로선 만족스러운 영입이다. 선발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년 간 키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후라도. /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이제 남은 한 명인 후라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헤이수스와 달리 후라도는 2년째 준수한 활약으로 좀 더 검증된 투수다.

후라도는 지난해 11승8패에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고, 올해는 10승8패에 평균자책점 3.36을 마크했다. 지난해 183⅔이닝, 올해 190⅓이닝으로 팀 선발진의 핵심 역할을 했다.

다만 몸값은 다소 높은 편이다. 후라도의 올해 연봉은 120만 달러로, 새로운 팀이 영입하기 위해선 최소 15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검증된 에이스의 영입은 모든 팀이 탐낼 만하다. 누구든 후라도를 영입하는 팀은 단숨에 안정적인 1선발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기에, 많은 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복수의 구단이 후라도의 영입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