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핵심' 허경민 잃은 두산, 위기를 기회로 만들까
주전 3루수 허경민, KT로 이적…전력 약화 불가피
박준영·전민재·임종성·이유찬, 3루 경쟁 본격화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주전 3루수이자 내야 핵심 허경민(34)을 잃었다. 당장은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지만, 허경민에게 밀려 백업에 머물렀던 선수들에게는 경쟁 무대가 만들어졌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KT 위즈는 8일 허경민과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연봉 총액 18억 원·옵션 6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허경민은 2020년 두산과 FA 계약 당시 포함했던 3년 20억 원의 연장 옵션을 뿌리치고 옵트아웃을 선언, 스토브리그 개장 3일 만에 이적을 결심했다. 두산 프랜차이즈라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KT가 제시한 조건을 거부하기 어려웠다.
허경민도 "10년 이상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면서 "그동안 응원해 주신 두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허경민은 주전으로 도약한 2014년부터 확고부동한 두산의 주전 3루수였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올해도 두산의 3루 자리는 허경민이 지켰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음에도 115경기에 나가 타율 0.309를 기록, 4년 만에 3할 타자가 됐다.
두산은 허경민의 이탈로 공수 양면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앞서 두산은 허경민의 후계자를 발굴하기 위해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줬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선수는 없었다. 허경민이 잘하기도 했지만, 쉴 새 없이 3루수로 나서야 했던 이유기도 하다.
두산이 당장 허경민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FA 선수 중 3루수 자원도 없고, 트레이드로 3루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떨어진다. 남은 방법은 기존 자원을 활용하는 것뿐이다.
두산엔 3루수로 뛸 수 있는 여러 자원이 있다. 지난해 FA 보상 선수로 두산에 온 박준영을 비롯해 전민재, 이유찬, 박계범 등이 3루를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올해 데뷔한 루키 임종성도 미래의 3루수로 기대받는 유망주다.
'화수분 야구'로 이름을 날린 두산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세대교체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이제는 더 늦출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알을 깨고 튀어나와야 한다. 황혼기에도 여전히 주전 유격수로 뛰는 김재호 역시 마찬가지다. 후계자가 나와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팀도 더 강해진다.
현재 이천에서 마무리 캠프를 지휘 중인 이승엽 감독도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이끌고 있다. 허경민의 이적으로 만들어진 경쟁의 장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내년 시즌 주전 3루수로 나설 수 있다. 선의의 경쟁 속 모든 선수가 동반성장 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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